동화기업이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중밀도섬유판(MDF) 생산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러 악재에도 현지에 추가 생산 라인 가동에 성공한 것이다. 하노이 공장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MDF 현지 시장 점유율 1위인 동화기업의 입지는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동화기업의 현지 첫 단독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동화 베트남 법인은 지난달 28일 하노이 인근 타이응우옌성(省)에 위치한 공장에서 '마스터보드'의 첫 생산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원재료인 목재를 분쇄해 친환경 접착제로 압착한 마스터보드는 MDF 최종 판매품의 기본 단위다. 동화 베트남은 마스터보드의 품질을 균일화하는 최종 작업을 진행한 뒤 8월 1일부터 상업용 생산량을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연간 생산 목표는 37만㎥이며, 현 추세대로면 2024년에는 매출액 1,162억 원,영업이익 185억 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노이 공장 생산품은 산업 발전 속도가 가파른 베트남 북부에 집중 공급된다. 현재 북부는 연간 70만㎥가량의 MDF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이 중 60%가 현지 생산품들이다. 동화 베트남 MDF가 예정대로만 생산ㆍ공급되더라도 전체 시장의 52%가량을 점유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명식 동화 베트남 대표는 "하노이 공장에 투입된 시설은 현시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최신 설비"라며 "규모가 작은 베트남 목재기업에 비해 품질이 우수해 북부 시장 석권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하노이 공장이 합류하면서 동화기업의 베트남 전체 시장 점유율도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베트남고무그룹과 합작해 'VRG동화' 법인을 만든 동화기업은 올해 베트남 남부 MDF 시장을 41% 점유,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화기업은 현재 호찌민에 VRG동화 제3공장 신설도 준비 중이다. MDF 글로벌 시장과 베트남 북부 상황도 양호하다. MDF는 최대 소비국 미국 시장의 성장으로 코로나19 기간에도 15%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대형 프로젝트가 중단됐던 베트남 북부도 올 하반기부터 대부분 예정된 건설을 재개한다.
하노이 공장 가동은 코로나19 위기를 뚫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해 동화 베트남은 MDF 핵심 공정 기계를 설치ㆍ관리할 80여 명의 외국인 기술자 중 일부가 출국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으나 본사가 포기하지 않고 전세기를 띄워 생산라인을 가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