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세계 최대용량을 구현한 5세대 이통통신(5G) 스마트폰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소형 부품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뿐 아니라 생활가전, 자동차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최근 MLCC 업계에서는 5G 스마트폰에 탑재할 초소형·초고용량 MLCC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최신 스마트폰 1대당 1,000개가 넘는 MLCC가 들어간다.
삼성전기가 이번에 개발한 MLCC는 최근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가로 1.0mm, 세로 0.5mm 크기의 제품이다. 이 MLCC는 27마이크로패럿(uF)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 세계 최고용량을 구현했다. 같은 규격의 기존 제품(22uF)보다 용량을 20%가량 늘린 것이다. MLCC의 전기 저장용량을 높이려면 유전체층과 내부전극층을 더 많이 쌓아야 하는데, 삼성전기는 이를 위해 새로운 제조 공법을 개발, 기존 제품보다 150층 이상의 유전체층을 더 쌓는 데 성공했다.
최근 5G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반도체는 소비 전력이 높아 많은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고용량 MLCC가 필수다. 삼성전기가 이번에 개발한 MLCC는 이들 반도체에 들어오는 신호잡음(노이즈)을 줄여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삼성전기는 이 제품을 다음 달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회사에 공급, 개화기에 들어선 5G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기의 MLCC 점유율은 약 24%로 1위인 일본 무라타제작소(34%) 뒤를 쫓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노트북 등 비대면 수요가 이어지면서 MLCC 업계도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증권가(FN가이드 집계)의 삼성전기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950억 원인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한 수치다.
김두영 삼성전기 부사장은 "초격차 기술력과 생산 능력 강화로 고성능 MLCC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