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잠입한 북한 공작원과 수차례 접선해 국내 동향 등을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민간단체 연구위원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양동훈)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4ㆍ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 이정훈(57)씨를 24일 구속기소했다. 이씨는 ‘87, 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의 저자로, ‘북 바로알기 100문 100답’ 집필에도 참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7년 4월 일본계 페루 국적으로 위장해 국내로 잠입한 북한 공작원과 4차례 만나 자신의 활동 상황이나 국내 진보진영 동향 등을 보고하고, 암호화된 지령문과 보고문 송수신 방법을 교육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8년 10월~2019년 9월 북한 대남공작기구로부터 해외 웹하드를 통해 암호화된 지령문을 수신하고 5차례에 걸쳐 보고문 14개를 발송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에게 2018년 7월~2019년 7월 북한 주체사상, 세습독재, 선군정치, 핵무기 보유 등을 옹호·찬양하는 책자 2권을 출판한 혐의도 적용했다.
국가정보원과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4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이씨를 체포한 뒤 합동 수사 끝에 이달 2일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이씨는 2006년 이른바 ‘일심회 사건’과 관련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일심회 사건은 당시 민주노동당 중앙위원이었던 이씨 등 5명이 북한 공작원에게 남측 동향을 보고한 혐의로 적발된 사건이다.
시대연구원 측은 이날 검찰의 이씨 기소에 대해 “거짓과 허위에 기반한 영장 청구 내용은 현재 들불 같이 일어나는 국가보안법 폐지 여론을 겨냥한 국정원의 모략극”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