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다시마 등 해조류, 대장암 예방에 효과?

입력
2021.06.23 19:45

해조류에 풍부한 무수갈락토(AHG) 성분이 대장암을 억제하고 암세포를 죽이는 데 효과적이란 연구 결과가 한·미 공동 연구팀에 의해 나왔다.

해조류는 다시마·미역·톳 등의 갈조류와 김·우뭇가사리 등의 홍조류, 그리고 파래 등의 녹조류 세 가지로 크게 구분된다.

고려대 생명공학과·미국 일리노이대 공동 연구팀은 해조류를 즐겨 먹으면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를 밝혀냈다. 이는 해조류의 구체적인 대장암 억제 성분을 세계 최초로 밝힌 연구로, 국제 학술지 ‘해양 의약품(Marine Drugs)’ 최신 호에 실렸다.

해조류를 꾸준히 먹으면 대장암·위암·유방암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은 2019년 국립암센터 연구 등을 통해 다수 나왔다. 다만 해조류의 어떤 성분이 암 예방 효과를 나타내는지는 그동안 불분명했다.

진용수 미국 일리노이대 식품미생물학과 교수와 김경헌 고려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다양한 해조류로부터 당류(탄수화물)를 수집한 뒤 각 당류의 효능을 검사했다.

공동 연구팀이 분석한 6가지 당류 가운데 대장암 억제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무수갈락토였다.

연구팀은 무수갈락토의 대장암 억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대장암 세포에 이를 투여한 뒤 대장암 세포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무수갈락토가 투여된 암세포의 생존력과 성장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무수갈락토는 정상 세포에는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했다.

연구팀은 “꾸준한 해조류 섭취가 대장암을 억제한다는 연구는 여럿 발표됐으나, 명확한 암 억제 성분과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며 “해조류에 풍부한 무수갈락토를 대장암 치료제 등에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조류에 대한 동양과 서양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해조류를 우리나라와 일본에선 ‘바다의 채소’로 여기지만 서양에서는 ‘바다의 잡초(seaweed)’로 인식하고 있다. 해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일본, 대만 등지에서 가장 많이 먹는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500여 종 해조류 중 50여 종이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즐겨 먹는 해조류는 김, 미역, 다시마, 파래, 톳, 모자반, 청각 등이며, 해조류 섭취량은 1인당 연간 5㎏ 정도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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