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소리에 민감한 개들이 있죠. 그래서 저희 집 문 앞에는 '벨을 누르지 마세요!' 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초인종에 유독 예민한 녀석들이 딩동~ 소리만 나면 짖기 시작하기 때문이죠. 트레이닝 덕분에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그 버릇을 다 고치진 못했답니다.
오늘은 슬픈 기억으로 인해 소리에 유독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개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 마이코(Myko)의 이야기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를 통해서 보도되었어요. 마이코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농장에서 구조된 강아지였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인터넷을 통해 마이코를 발견한 반려인, 엘레나(Elena) 씨는 마이코의 사진을 보고는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렸대요. 둥글고 촉촉한 두 눈, 작은 코, 그리고 따뜻하고 보들보들해 보이는 털까지! 그렇게 마이코는 금방 엘레나 씨의 가족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마이코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이코는 유독 소리에 민감했습니다. 어디선가 예상치 못한 소리가 들려오면 마이코는 까무러칠듯 짖으며 엄청난 공포심을 느끼는 듯 보였대요. 엘레나 씨는 이때 마이코에게 뭔가 슬픈 과거가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고 합니다.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개들이 사람이 손을 드는 모습만 보여도 공포심에 떠는 것처럼, 마이코에게도 소리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 거죠.
마이코의 행동을 쉽게 고칠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저런 트레이닝을 통해 마이코에게 세상에는 즐겁고 재미있는 소리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죠. 결국 엘레나 씨는 최후의 방법을 택하기로 합니다. 바로 청각 자체를 둔하게 만드는 것이었죠. 이를 위해 엘레나 씨는 강아지 전용 핼러윈 데이 코스튬의 머리 부분만 마이코의 모자로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짠! 마이코, 어떤 캐릭터랑 많이 닮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만화 곰돌이 푸에 나오는 이요르죠. 이요르는 언제나 우울한 당나귀 친구로, 언제나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게 특징이래요. 하지만 마이코는 다릅니다. 이 모자만 착용했다 하면 세상에서 가장 당당한 개가 된답니다. 모자 덕분에 청각이 둔해져서인지, 어떤 소리가 들려도 깜짝 놀라지 않고 무덤덤하대요.
이후로 이요르 모자는 마이코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답니다. 마이코는 이요르 모자와 함께라면 어디든 당당하게 갈 수 있는 멋진 강아지가 되었대요. 하지만 평생 모자를 쓰고 살 수는 없는 법! 언젠가는 마이코가 꼭 평범한 개처럼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가족들은 앞으로 마이코가 모자를 조금씩 벗고 생활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할 예정이라고 해요. 모자를 쓴 마이코도 귀엽지만, 다른 개들처럼 귀를 펄럭이며 신나게 노는 마이코의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마이코가 꼭 이요르 모자를 벗고도 행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