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참모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추가 제재 의사를 밝혔다. 16일 스위스 미·러정상회담에서 임시 봉합했던 갈등이 나흘 만에 터지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설 재조사도 중국에 압박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의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의혹과 관련, “우리는 이번 사건에 적용될 또 다른 제재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유해한 활동에 대응하는 데 있어 솔라윈즈(해킹 사건)이든, 선거 개입이든, 나발니든 우리의 주먹을 뒤로 빼지 않을 것임을 줄곧 보여 왔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우리가 올바른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제재가 나올 것”이라며 화학무기와 관련된 추가 제재 방안을 거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월 나발니 독살 시도 및 투옥과 관련해 러시아에 첫 제재를 가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대사는 “제재를 통해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고 정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도 겨냥했다. 그는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실질적 조사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국제 고립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날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책임 있는 방법으로 조사관들이 실제 진상 규명을 하도록 허용하거나, 아니면 국제사회의 고립에 직면하도록 하는 냉엄한 선택지로 중국을 대하는 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CNN에서는 “지금 중국을 상대로 최후통첩을 하거나 위험을 통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위도 조절했다.
이란 대선에서 사법부 수장 출신 강경 보수 성향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후보가 승리한 것도 바이든 행정부 핵심 외교 현안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국가안보이익은 변하지 않았고,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는 것을 막는 일”이라며 “우리는 군사 행동이 아닌 외교가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이란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협상과 관련해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결정권이 있어 협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