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프랑스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참패할 것으로 보인다. 결선 투표에 출마하기 위한 최소 기준인 10% 득표에도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권 비율도 전체의 3분의 2를 넘어섰다.
프랑스 BFM TV는 20일(현지시간) 이날 실시된 지방선거 출구조사에서 사회당 등 좌파 세력이 34.3%, 공화당 등 우파 세력이 29.3%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LREM)의 득표는 정당 별 득표율 순으로 5위인 10.9%로 예측되며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이 19.3%를 얻어 여당의 두 배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선거 결과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로르 베르제 LREM 의원은 프랑스 유권자들이 “얼굴을 때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세력 정당이 다음 주말 실시되는 2차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필요한 10% 득표율에도 미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대선에서 출마할 것으로 예측되는 르펜 대표에게 우선은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광역 선거에서 RN이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매체들은 분석했다. 가디언은 RN이 부르고뉴프랑슈콩테와 누벨아키텐 등 기타 5개 지역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르펜 대표는 대선 2차전에서 34%의 득표를 하긴 했지만 RN과 전신 격인 국민전선(FN)은 은 지방선거 그리고 시장 선거에서 중소 도시에서 승리한 것 외에는 대도시 시장이나 현지사 및 지방평의회 의장을 차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러 공격 위험과 이민 논쟁이 프랑스 유권자들을 우파로 몰아 르펜 대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소프라 스테리아는 이날 기권율을 66.1%로 추정해 사상 최대 기권율 기록을 예상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내무부가 공식 집계한 레지옹 지방선거 투표율은 26.72%로 2010년 39.29%, 2015년 43.01%보다 훨씬 낮았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는 지역에서는 10% 이상을 확보한 후보들이 27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