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1월 US에어웨이즈 1549편 항공기의 비상착륙 과정에서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이 사고를 수습했던 주인공이 미국을 대표해 국제무대에 오른다. '허드슨 강의 기적'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전직 조종사 체슬리 버넷 설렌버거 3세(70)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미국 대표로 지명했다. 백악관은 “설렌버거 지명자는 전 미 공군 전투기 조종사이자 은퇴한 항공 조종사이며 안전 전문가”라며 “미 항공우주국(NASAㆍ나사) 항공 안전 컨설턴트를 역임했으며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주요 항공사고 및 항공 절차 개선, 비상대피 훈련을 담당했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백악관의 설명만으로도 전문성이 인정되지만, 미국 사회는 이에 더해 설렌버거 지명자의 ‘영웅적’ 행적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그가 2009년 1월 뉴욕주(州)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에어버스 항공기를 조종하던 중 엔진에 새 떼가 충돌해 고장이 나자 155명이 탑승한 사고기를 뉴욕시 맨해튼 허드슨강에 무사히 불시착시켰던 행동을 재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사고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5명만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은 이후 ‘허드슨강의 기적’이라고 불리게 됐다. NTSB는 이를 “항공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불시착”이라고 평가했으며 설렌버거 지명자 등 당시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이 사건으로 항공 분야에서 업적을 이룬 이들에게 수여하는 마스터스 메달을 받기도 했다. 설렌버거 지명자의 영웅적 행동은 2016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ㆍ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설리:허드슨강의 기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포브스는 설렌버거 지명자가 "논쟁의 여지 없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인의 생명을 지켰던 '구세주'가 국제 항공 영역의 안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