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속 SKT오픈 우승 김주형 “집중해서 힘든지도 몰랐어요”

입력
2021.06.13 17:55
1·2일차 경기 지연으로 하루 1.5라운드 ‘강행군’
“KB 챔피언십 벌타, 오히려 동기부여가 돼”

하루에 1.5라운드씩 소화하는 강행군 속에서 치러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10대 돌풍’의 주역 김주형이 승리를 거뒀다. 그는 “체력적으로 힘든 것을 신경 쓰지 못할 정도로 집중했다”고 돌아보면서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 시합 한국오픈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끝난 이번 대회는 체력전이었다. 폭우와 함께 찾아온 짙은 안개로 대회 첫째, 둘째 날 이틀 동안 1라운드를 겨우 마쳤다. 결국 선수들은 새벽부터 일몰까지 전날 잔여 경기와 본 라운드를 함께 치러야 했다.

아무리 10대라지만 김주형에게도 이번 대회는 체력과의 싸움이엇다. 우승 이후 기자회견에서 김주형은 “3라운드 끝나고 진짜 힘들었다. 계단 앞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이 어떤 순간인지 생각이 들더라. 이후에는 힘든 거 신경 못 쓸 정도로 집중했다. 지금은 골프채를 못 쥘 정도로 힘든데, 그때는 힘들 틈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우승이 믿겨지지 않는다. 운이 따라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주형은 지난해 KPGA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하지만 미국에 다녀온 뒤로는 우승이 없었다. 올해 다섯 번의 대회에서 출전해 2번의 준우승을 기록하고 3차례 톱10에 들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는 슬로플레이로 벌타를 당해 선두권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김주형은 이 시간들이 오늘의 우승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군산에서 우승한 이후 미국에 다녀오면서 배우는 시간이 많았다. 생각만큼 잘 안되니 힘들었다. 한국으로 복귀해서 빨리 작년의 느낌 찾으려고 했는데 준우승에 그쳐서 아쉬움이 있었다. KB 때도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고 그래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샷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김주형은 “아직 더 발전해야 한다. 시간이 남았다.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남은 대회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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