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5시께 전북 임실군 관촌면의 한 도로에서 중학생 3명이 도난 차량을 몰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현장에서 붙잡힌 A(13)군은 경찰관 10명에 둘러싸인 상황에서도 당황하기는커녕 "체포하려면 체포해요. XX, 이제 집에 가면 돼요?"라며 욕설을 내뱉으며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에 강하게 반항했다.
이같은 불량한 태도는 형법상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이라는 나이에서 나왔다. A군은 경찰이 자신을 체포해 봐야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는 걸 아는 듯 차량 절도에 무면허 운전을 하고도 당당했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웹툰 '참교육'에서도 '어차피 우린 무적의 13세'라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촉법소년에 대한 인식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다. A군처럼 자신이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경찰에 붙잡혀도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범행을 저지르는 청소년들에게 경찰은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경찰은 조사를 마친 A군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무조건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7일 오후 10시 45께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주유소에서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B(13)군이 차량 절도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B군은 이미 지난 5월부터 이달 초까지 3건의 차량 절도와 3건의 금품 절도를 저지른 상태였다. B군은 이번에도 역시 간단한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날 것이라고 생각해 경찰 조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 경찰은 B군이 촉법소년 지위를 이용해 마구잡이로 범행을 저지르자 전주지법에서 긴급동행영장을 발부 받아 광주소년원에 입감시켰다. 현행법상 우범소년으로 분류된 청소년은 14세 미만이라도 긴급동행영장을 통해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전주완산경찰서 관계자는 "촉법소년이 어떤 조치를 받는지 이미 알고, 범행을 지속해서 저질렀기 때문에 법원에서 긴급동행영장을 발부받아 B군을 범죄행위에서 격리시켰다"면서 "촉법소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재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