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문가 "인도 변이 전파력, 영국 변이보다 60% 높다"

입력
2021.06.10 13:40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발(發) 변이보다 전염성이 60%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닐 퍼거슨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교수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알파 변이 대비 델타 변이 전파력 측정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며 "60%가 최선의 추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퍼거슨 교수는 영국의 저명한 감염병 학자이자 정부에 코로나19 정책을 자문하는 위원 중 한 명이다.

알파 변이는 영국발 변이(B.1.1.7)를, 델타 변이는 인도발 변이(B.1.617.2)를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그리스 문자를 활용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새 이름을 부여했다.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처럼 국가나 지역명이 이름에 들어갈 경우 '낙인 찍기' 효과를 우려한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B.1.351)는 '베타', 브라질발 변이(P.1)는 '감마'로 불린다.

퍼거슨 교수는 알파 변이가 영국에 코로나19 2차 유행을 불러왔듯 델타 변이 확산으로 3차 유행이 몰아닥칠 위험이 존재하지만, 그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백신 효과 때문에 사망자는 크게 늘지 않겠지만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하는 환자 수가 증가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또 영국 정부가 애초 6월 21일로 계획한 봉쇄 해제 일정을 미룬다면 더 많은 사람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영국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델타 변이에 기존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며 봉쇄 해제 일정을 확정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확진자 숫자가 늘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알 수 있다"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백신이 우리를 얼마나 보호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지난 24시간 사이 7,540명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 2월 26일(8.523명) 이후 최다 규모다. 영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53만5,754명으로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다. 영국은 18세 이상 성인 인구의 77.3%가 1차 접종을, 54.2%가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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