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만으로도 도발적인데, 표지까지 불그스레하다. 첫 장을 넘기기도 전에 거부감이 들지 모른다. 전 세계 부의 불평등에 관한 담론을 꾸준히 제기해 온 석학 토마 피케티의 신간이다. 프랑스 진보 일간지 '르몽드'에 최근 6년간 기고한 칼럼을 엮었다.
아무리 자산 양극화가 자본주의의 기본 속성이라지만 코로나19는 부의 간극을 더욱 벌렸다. 유례없는 유동성은 자산가치를 폭등시켰고 그 결과 수많은 '벼락거지'가 태어났다. 피케티의 가치는 단지 현 체제에 대한 비판에 머물지 않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 있다.
피케티식 사회주의의 대표 사례는 '최소자산'이다. 프랑스 평균 자산 규모의 60% 수준인 12만 유로(약 1억6,000만 원)를 25세 이상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파격적인 제안의 재원은 결국 세금이다. 자산세와 상속세 등에서 누진세를 강화함으로써 부자들에게 최대 80~90%의 부유세를 걷자는 것.
극단적인 세제 개혁은 기업과 부자들의 도피를 부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답게 실증적으로 "역사적으로 그런 상황은 일어난 적이 없다"며 반박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기본소득' 도입 논란에 적잖은 시사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