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깡' 강진성 " '네가 언제부터 잘 쳤어?'란 농담... 부담 덜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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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1 07:00

지난해 ‘1일 1깡’ 열풍을 일으키며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던 강진성(28ㆍNC)이 오랜만에 ‘깡진성’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NC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LG와 경기에서 6-0으로 승리했다. 그간 부진했던 강진성이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수비에서도 까다로운 타구를 잘 처리하는가 하면 트레이드 마크인 포구하며 ‘다리 찢기’ 장면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강진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홈런을 노린 건 아니었다. 첫 타석에서 타구의 질이 좋았기에 자신감 있게 방망이를 돌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강진성은 지난해 시즌 초 대타로 맹활약하다 1루수 모창민(은퇴)의 부상 이탈로 1루수 자리를 꿰찼다. 매일 안타와 홈런을 생산하면서 ‘1일 1깡(안타)’이란 별명까지 붙었고 일약 스타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34로 지난 시즌(0.309)에 한참 못 미쳤다. 홈런은 지난 4월 15일 SSG전 이후 두달 만에 2호다. 강진성은 “지난해 보여준 성적이 있어서 올해는 ‘더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면서 “나 혼자 상대팀을 의식하는 등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졌다”라고 털어놨다. 시즌 초 발바닥 부상도 겹쳐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주변 선후배 동료들이 많은 격려가 쏟아졌다고 한다. 강진성은 “(이동욱) 감독님이 ‘네가 언제부터 잘 쳤냐’는 농담으로 부담을 덜어주셨고 (이)명기 형도 ‘누구든 페이스가 떨어진다. 나도 안 맞을 때가 있다. 누구나 겪는 일이고 또 이겨낼 수 있다’고 얘기해 줬다”라고 말했다. 이호준 타격 코치도 이날 경기 전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다’고 긍정적인 조언을 했는데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모처럼의 3안타도 긍정적이지만, 안타 수보다 이날 타구의 질이 좋았기에 향후 반등 가능성을 기대케 하는 장면이다. 강진성도 “이전엔 안타를 쳤어도 ‘바가지 안타’가 많았는데, 오늘은 타구의 질이 모두 좋았다.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동욱 감독도 경기 후 “강진성의 타격감이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라고 반겼다.

이틀 전 ‘번트 병살’로 인한 마음고생도 완전히 씻어낸 모습이다. 강진성은 “당시 안일한 플레이를 했다. 이후 기분이 다운됐다”면서도 “하지만 올 시즌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 상위 타선으로 올라가고픈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냥 하위 타선에서 부담 없이 치고 싶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NC는 하위 타선이 강했다. 올해도 하위 타선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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