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당설에 거리를 두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이에 윤 전 총장과 인연이 있는 전문가들을 연일 의원들 모임의 연사로 초청하는가 하면, 당권 주자들은 윤 전 총장의 입당 지연 책임론을 두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달 정진석·권성동·윤희숙 의원 등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진 후 국민의힘은 '윤석열 사람'을 초청하는 데 혈안이다. 지난 8일 정진석 의원이 주축인 공부모임 '열린 토론, 미래' 조찬모임에 현역 의원 20여 명이 몰려든 것이 대표적이다. 윤 전 총장과 접점이 있는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이 섭외된 것이 알려지면서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8일 권 원장을 만나 자영업자와 관련된 정책 방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는 오는 16일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초빙한다. 주제는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이지만 오로지 관심은 윤 전 총장에 쏠리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강연 내용도 내용이지만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를 묻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지나친 구애는 당권주자 간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9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후보는 윤 전 총장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 윤 전 총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마치 사실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주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주저하는 건) 이준석 후보가 특정 후보와 친하고, 특정 후보를 디스하는 듯한 언동을 해서"라고 꼬집었다.
과열된 당내 분위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입당 여부나 대선주자로서 비전에 대해선 밝히지 않은 채 뜸을 들이는 동안 윤 전 총장에게 무조건 러브콜을 보내는 게 바람직한 제1 야당의 모습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