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세계은행(WB)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반세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려 잡았다.
세계은행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GEP)'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가 5.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월 전망치(4.1%)보다 1.5%포인트 높인 것으로, 1973년(6.6%)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세계 경제가 역성장(-3.5%)한 기저효과에 백신공급과 각 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나라 별로 보면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8%로, 1조9,000억 달러(약 2,118조5,000억원) 규모 경기부양책을 예고한 바이든 정부 출범 전인 지난 1월(3.5%)보다 3.3%포인트 급등했다. 세계 경제규모 2위인 중국은 지난해 2.3%에서 올해 8.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 19개국의 성장률(4.2%) 역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6.6%)을 벗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과 유로존의 전망치는 종전보다 각각 0.6%포인트씩 올랐다.
세계은행은 백신 공급이 원활하고 재정여력이 충분한 대다수 선진국에선 내년 1인당 국민소득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개도국에선 그 비율이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동‧아프리카와 사하라 이남 지역의 올해 성장률은 각각 2.4%, 2.8%로 예측됐다.
이와 함께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코로나 재확산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개도국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5.5%에서 6.0%로, OECD 역시 5.6%에서 5.8%로 높여 잡았다. 이번 세계경제전망에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