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인 조민씨가 서울 시내 병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것을 두고 '무자격자' 등의 발언을 한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고발 사건에 대해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조씨가 김 비대위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조치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최근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김 비대위원 사건을 불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인 조씨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로, 제3자가 고발할 수는 있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앞서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김 비대위원은 지난 2월 비대위 회의에서 조씨가 인턴으로 합격한 병원 근처에 자신의 가족이 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가족이 아플 때 조씨를 만나지 않을까 너무 두렵다. (도봉갑 지역에선) 해당 병원이 거의 유일한 대형 병원으로 큰 병이 났을 때 갈 만한 곳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위 '무자격자'로 불리는 조씨가 온다"고 말했다.
신승목 적폐청산연대 대표는 이 발언에 대해 "정치적 목적이 다분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명예훼손"이라며 같은 달 김 비대위원을 고발했고, 경찰은 김 비대위원을 입건해 수사에 나섰다. 김 비대위원은 4월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당국은 조민의 (의사) 자격에 대한 진위도 소상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