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보쌈' '로스쿨' '대박부동산'의 행보가 유독 눈에 띈다. 세 작품 모두 스토리의 분기점을 넘자 시청률이 고공 행진했다. 탄탄한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으로 입소문을 탄 만큼 결코 낮지 않은 시청률 기록이 이어졌다. 연이은 기록 경신이 알려졌지만 어쩐지 체감으로 느껴지는 화제성은 강하지 않다.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지난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방송 중이거나 방송 예정인 드라마 26편을 대상으로 드라마 부문 화제성 순위를 매겼다. '멸망' '간 떨어지는 동거' '마인' '오월의 청춘' '펜트하우스'가 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화제성은 작품 관련 뉴스 기사, 포털사이트 블로그, 커뮤니티, 동영상, SNS에서 발생한 네티즌 반응을 분석한 것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자료화되며 각 드라마들에 대한 인기를 관측할 수 있는 척도다. 그러나 화제성만이 인기의 방증은 아니다. 객관적인 자료인 시청률이 작품 흥행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이 된다.
이 가운데 화제성과 시청률이 꼭 비례하지 않는다는 입증하는 인기 드라마들의 행열이 이어지는 중이다. MBN '보쌈', JTBC '로스쿨', KBS2 '대박부동산'이 대표적인 예시다.
먼저 '보쌈'의 상승세가 유독 눈길을 끈다. 매 방송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넘어서며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달 1일, '보쌈'은 전국 유료가구 기준 3.132%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는 MBN 역대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 기록이다. 이후 '보쌈'은 4회 만에 시청률 5%대에 입성,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달 16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은 6.7%, 최고 8.8%를 나타내며, 4회 연속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그간 꾸준히 드라마로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던 MBN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작품은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벌어지는 파란만장 인생 역전을 담은 로맨스 퓨전 사극이다. '보쌈'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삼각 로맨스부터 권력 암투까지 다채로운 내용이 짜임새 있게 전개,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크게 오르는 시청률에 배우진은 화답했다. 앞서 권유리는 시청률 7% 공약으로 정일우, 신현수와 춤을 추기로 약속했던 터. 이에 세 배우는 시청률 상승에 대한 기쁨을 담아 공약을 이행했다.
김명민의 안방극장 복귀작 '로스쿨' 역시 자체 기록을 새롭게 갈아 치우면서 인기를 증명했다. 지난달 27일에는 6.891%대를 기록하면서 앞서의 6.249%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3일에는 6.309%의 기록을 보였다. 이에 마의 7%대를 넘길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모이는 중이다. 특히 '로스쿨'은 7회를 기점으로 탄탄한 마니아 층을 섭렵하며 5%대 이상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법정물이라는 진입장벽을 뚫기까지 김명민의 효과는 뜨거웠다. 악명을 가진 형법 교수로 분한 김명민은 모두의 기대를 충족시키면서 자신의 저력을 입증했다. 전대미문의 캠퍼스 살인사건부터 제자들이 얽힌 사건까지 법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법과 정의, 그 원칙에 대한 메시지를 깊이 있게 설파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또 지상파 수목극 1위를 꽉 잡고 있는 '대박부동산' 역시 자체 기록을 경신 중이다. 작품은 지난달 전국 시청률 6%대를 가뿐히 돌파한 이후, 12회 연속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대박부동산'은 공인중개사인 퇴마사가 퇴마 전문 사기꾼과 협력하여 흉가가 된 부동산에서 원귀나 지박령을 퇴치하고 기구한 사연들을 풀어주는 생활밀착형 퇴마 드라마다. 오컬트를 바탕으로 액션과 휴머니즘을 가미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완성시켰다는 평을 받는 중이다. 특히 장나라와 정용화의 활약상이 짙어짐에 따라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이와 관련, 방송 관계자는 리모컨을 잡고 있는 세대가 중·장년층이기 때문에 화제성과 시청률이 비례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집에서 TV를 보는 사람들은 주로 중·장년층이다. 청년들은 TV보다 OTT로 작품을 보기 때문에 시청률로 측정할 수 없다. 대부분의 중년층은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도 SNS 활용 등을 이용해 작품에 대한 선호를 피력하지 않는다. 반면 젊은 세대는 자신의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이 즐기는 콘텐츠에 대한 화제를 주도한다. 따라서 젊은 세대가 집중적으로 분포된 작품들의 화제성이 높고, 중·장년층이 몰린 작품의 화제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