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3'→'여고괴담6'·'랑종' 여름철, 공포영화의 귀환

입력
2021.06.08 22:59

여름철이면 빠질 수 없는 공포영화들이 드디어 관객들을 만난다. 유난히 무더울 거라 전망되는 올해 여름, 극장가는 공포영화 매니아들의 발걸음으로 후끈한 열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가장 먼저 극장가를 장악한 공포영화는 외화 '컨저링3: 악마가 시켰다'(이하 '컨저링3')다. 작품은 시리즈의 인기를 업고 4일 만에 34만 5,763명을 기록했다. 특히 4일부터 6일까지 주말 3일간 29만 4522명을 동원하며 올해 박스오피스 10위에 올라섰다. '컨저링' 시리즈는 전 세계 20억 달러, 평균 제작비 대비 17배의 흥행 수익과 국내에서도 900만 명에 달하는 기록을 갖고 있다.

'컨저링3'는 1981년, 19살의 청년이 여자친구의 동생에게 붙어있던 악마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미국 최초의 빙의 재판 사건을 다뤘다. 초자연 현상 전문가인 워렌 부부는 악령 들린 집에서 벗어나 가장 강력한 빌런과 대결하며 공포를 선보인다. 과거 워렌 부부는 실제로 엑소시즘을 행했고, 소년의 몸에 43위의 악마가 들어있다고 증언했다. 영화는 이 사건을 바탕으로 제임스 완이 기획과 제작, 오리지널 스토리를 담당하고, '아쿠아맨' '컨저링2'의 각본가가 시나리오를 맡아 영화적인 상상력을 가미했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국내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에 대한 기대감도 뜨겁다.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모교'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의 교감으로 부임한 은희(김서형)가 학교 내 문제아 하영(김현수)을 만나 오랜 시간 비밀처럼 감춰진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잃어버렸던 충격적인 기억의 실체를 마주하는 이야기다. 최근 tvN 주말드라마 '마인'으로 연기력을 과시한 김서형의 영화 복귀작인 동시에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가 배출한 신예 김현수의 호러 '케미스트리'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공포를 선사할 것이다.

'여고괴담' 시리즈가 전작 이후 12년의 기다림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점 역시 기대를 모은다.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여고괴담' 시리즈는 매 작품 학교를 무대로 신선한 소재와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메시지, 그리고 혁신적인 촬영 기법을 선보였다. 또한 스타 등용문이라는 수식어를 받을 정도로 많은 배우들을 배출한 바 있다.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영화 '괴기맨숀' 역시 다음 달 개봉한다. 작품은 웹툰 작가 지우가 폐아파트 광림맨숀을 취재하며 벌어지는 괴이하고 섬뜩한 현실 밀착형 공포를 담았다. 5개의 아파트 괴담 에피소드로 구성된 '괴기맨숀'은 층간 소음, 샤워실, 배수구, 곰팡이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를 토대로 관객들에게 더욱 가까운 공포를 선사하며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스토리, 파격적인 캐릭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하며 주목받고 있는 조바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또 배우 성준 김홍파 김보라 외에 이창훈 박소진 김재화 박세현 조수향 서현우 등이 출연해 보는 이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내달 2일,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되는 영화 '제8일의 밤'도 매니아들의 호기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제8일의 밤'은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다. 극중 깨어나면 안 되는 것을 지키는 자 진수 역의 이성민과 강력계 형사 김호태 역의 박해준, 비밀을 가진 소녀 애란 역의 김유정 등 각기 다른 개성의 인물들이 만들어낼 서스펜스와 촘촘한 드라마가 관전 포인트다.

같은 달 개봉하는 '랑종'은 '곡성'으로 국내 영화계를 휩쓴 나홍진 감독의 도전작이다. 나홍진 감독이 선보이는 새로운 프로젝트이자 첫 제작 작품으로 기대를 높인다. 나홍진 감독이 기획과 제작은 물론 직접 시나리오 원안을 집필했으며 '셔터'로 태국 호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피막’으로 태국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다.

작품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한 가족이 경험하는 미스터리한 현상이 태국 이산 지역의 이국적 풍광과 맞물려 생생한 공포를 예고했다. '랑종'에 대한 전 세계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외신은 현대 한국과 태국에 여전히 존재하는 샤머니즘의 양면적인 부분을 적극적으로 조명했다. 또 '기생충' '아가씨' 등을 배급한 프랑스의 조커스 필름(The Jokers Films)에서 일찍이 프랑스 배급을 결정하는 등 제작 초기 단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이처럼 각기 다른 소재로 관객들에 서늘함을 안길 공포 영화들이 출격 준비를 마쳤다. 여름 대목을 앞두고 이들이 만들어갈 스코어가 기대를 모은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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