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의, 제시에 의한, 제시를 위한 쇼. 이달 1주년을 맞는 SBS 웹예능 '제시의 쇼!터뷰(쇼터뷰)' 이야기다. 매회 '가장 핫한 인물을 만난다'라는 모토로 시작한 토크쇼였건만, 정작 가장 핫한 인물을 꿰찬 건 진행자인 제시(33)다. 방송가에서 좀체 찾아보기 어려운 독보적인 캐릭터 제시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터뷰'는 지난 4월 누적 조회 수 1억 회를 넘어서며 SBS 유튜브 채널 '모비딕'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7일 '쇼터뷰' 1주년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제시는 "길어야 3, 4개월 갈 줄 알았는데 1주년을 맞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훌륭한 MC가 너무 많지만 나답게 하는 게 '쇼터뷰'의 차별화된 매력"이라고 했다. 솔직함으로 무장한 그의 거침없는 입담과 솔직담백함은 '쇼터뷰'의 트레이드마크다. 60분 동안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게 정통 토크쇼라면 '쇼터뷰'의 무게 추는 좀 더 제시 쪽으로 기울어 있다. 애초 '쇼터뷰' 기획안에 제시, 딱 두 글자만 썼다는 게 제작진 설명. '쇼터뷰' 연출을 맡고 있는 김한진 PD는 "'쇼터뷰'는 제시라는 사람의 매력에 주안점을 둔 변종 인터뷰쇼"라며 "항상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고, 때로는 솔직담백한 얘기로 감동시키고, 뭐라 특정 지을 수 없는 정말 재미있는 쇼"라고 말했다.
'쇼터뷰' 흥행의 주역은 제시다. "다른 누가 '쇼터뷰'에 들어와도 (나처럼은) 안 돼요. 못 해요.(제시)" 그의 개성과 캐릭터를 최대한 살린 게 주효했다. '쇼터뷰'의 대본은 짧다. 긴 분량의 대본은 한국말에 서툰 제시가 소화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결국 제시만의 언어로 대화가 흐르기 때문이란다. "여기서는 필터 없이 제가 끌리는 대로 갑니다. 표정을 보고 이 질문을 별로 안 좋아할 것 같고, 재미가 없을 것 같으면 안 해요. 제가 그걸 잘하는 것 같아요.(제시)" 엉뚱하면서도 계산되지 않은 그만의 예능 감각이 흥미를 유발한다. 김 PD는 "제시는 다음 말이 궁금한 사람이다. 톡톡 튀는 멘트를 해주기 때문에 그걸 보는 재미가 있다. 그다음 멘트가 항상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된다"고 했다. '쇼터뷰' 초반에는 게스트 섭외가 어려웠지만, 이젠 각계각층에서 먼저 출연을 요청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제시 보러 왔다"는 게스트도 많다.
무엇보다 '쇼터뷰'를 통해 제시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2005년 가수로 데뷔한 제시는 뒤늦게 꽃피운 경우다. 2015년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너희가 뭔데 나를 판단해"라고 일갈하면서 유명세를 탔지만 한때는 비호감의 대상이었다. "너와 다르다고 틀린 건 아냐. 판단하지 마.(지난 3월 발표한 노래 '어떤X' 가사 중)" 그래도 여전히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온 그다. 결국 대중의 마음을 돌려세웠다. 제시는 "변하지 않겠다. 성격이 이런데 하룻밤에 변하면 가식이다. 하고 싶은 말, 편하게 거침없이 하되 선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