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대선 못 나가는 이준석, 대권 후보 조사서 안철수·홍준표 앞섰다

입력
2021.06.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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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 
이준석 3%로 첫 등장…안철수·홍준표보다 높아
이재명 24%, 윤석열 21%, 이낙연 5%


'이준석 돌풍'이 내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처음 등장하자마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는 기염을 토한 것.

한국갤럽이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조사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이 전 최고위원이 3%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빼면 야권 정치인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안 대표(2%), 홍 의원(1%) 보다 높았다. 차기 대선 관련 조사에서 처음 이름을 올리자마자, 야권의 유력 정치인들을 모두 앞지른 셈이다. 나머지 야권 주자들은 1% 미만을 얻어 조사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전 최고위원이 안 대표나 홍 의원보다 높게 나온 건 이번 조사가 후보 이름을 제시하지 않고 유권자가 자유롭게 답하는 주관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갤럽은 이에 대해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첫 등장한 이 전 최고위원은 최근 국민의힘 대표 예비경선을 선두로 통과해 집중 조명됐다"고 분석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데 순위권에 들어간 점도 눈에 띈다. 현행법에 따르면 40세 이상부터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985년생으로, 차기 대선이 열리는 2022년 3월 기준으로는 만 36세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최고위원은 4일 한국갤럽의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4위에 오른 것과 관련, "아무리 주관십 답변이라 해도 제 수치를 언급하지 않으면 어떤가 한다"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여론조사기관에) 공식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또 "차기 정치 지도자의 한 명으로 인정해주신 데 대해 국민께 감사한다"면서도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서, 우리 대권 주자들의 빛이 바래게 하는 형태로 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24%로 조사됐다. 윤 전 총장은 21%로, 두 사람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였다. 두 주자 모두 지난 조사보다 각각 1%포인트씩 떨어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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