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첫 해외 진출국이 일본으로 낙점된 모양새다. 현재 도쿄의 특정 지역에서 쿠팡 앱을 오픈해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다만 국내 서비스와는 결이 다르다. 주문 익일 도착 '로켓배송'이 아니라 1시간 내 도착하는 형태다. 도시 곳곳에 창고를 마련해 두고 생필품이나 식자재를 30분 내 배달해 주는 배달의민족 'B마트'나 1시간 내 배송이 완료되는 편의점 배달 서비스에 더 가깝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도쿄 나카노부 지역에서 생필품, 식재료 등 배달 서비스를 지난 1일 시작했다. 쿠팡 측은 "소규모 범위로 시장을 테스트해 보는 단계"라며 "정식 서비스 형태나 출시 여부,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쿠팡은 대형 물류센터를 전국에 세우면서 로켓배송 권역을 넓혀 왔다. 지역별 쇼핑 수요를 분석 및 예측해 주문이 들어올 만한 상품을 매입해 쌓아둔 뒤 주문이 들어오면 차량 배송기사인 쿠팡친구(쿠친)가 다음날까지 배송해 준다.
하지만 일본에서 같은 방식으로 물류센터를 짓기엔 부담해야 하는 투자 규모가 만만치 않다. 이에 B마트처럼 소규모의 창고형 매장을 확보해 오토바이나 도보, 자전거 등을 이용하는 라이더가 바로 가져다주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배달 가능 지역이 좁고 이용자도 적어 15~30분이면 배달이 되는 수준이다. 24시간 언제든지 주문이 가능한 국내 서비스와는 달리 주문 가능 시간도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로 정해져 있다.
앞서 3월 30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쿠팡 서비스의 일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해 쿠팡은 공식 부인한 바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 역시 한국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수차례 강조해 왔지만 업계에선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성 입증을 위해선 해외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쿠팡은 최근 싱가포르에서도 물류, 정보기술(IT) 등 분야 직원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