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 대통령, 4대 그룹 대표 초청 사전 환담
입력
2021.06.02 15:00
권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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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빅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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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결합' 효과 보나...아시아나항공, 빚 1.1조 앞당겨 갚는다
아시아나항공이 주채권 은행에 빌렸던 돈 등 정책 자금 1조1,000억 원을 예정보다 빨리 갚았다. 대한항공이 인수 대금으로 보낸 돈으로 답답했던 재무 구조를 해결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주채권 은행(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차입금 1조400억 원을 조기 상환한다고 13일 밝혔다. 27일에는 산업은행의 기간산업안정기금 600억 원도 갚아 총 1조1,000억 원의 정책자금을 상환하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 합병 절차가 물 건너 간 뒤 산업은행으로부터 정책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번에 상환하는 빚은 이때 주채권 은행과 기간산업안정기금에 영구전환사채 형태로 빌린 6,800억 원어치와 채권단으로부터 실행한 운영자금대출 4,200억 원이다. 상환 자금은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통해 납입한 매각 대금을 활용한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결합으로 2019년부터 답답하게 이어져 오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아나는 기존에 부채 비율이 1,847%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이번 차입금 상환과 대한항공의 대금 유입으로 부채 비율이 70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비율은 총자본 대비 총부채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따지는 중요 지표 중 하나다. 특히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가면 자본 대비 빚이 10배 이상이라 금리 급등, 업황 악화 등에 매우 취약한 상태로 평가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반영해 아시아나항공의 대외 신인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과의 결합이 완료된 12일 한국기업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업신용등급을 'BBB-'에서 'BBB0'로 한 단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이 신용평가사로부터 BBB0 등급을 받은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12·3 불법계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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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당장 끌어내야" "국민의힘 정신 차려야"… 독일 메운 탄핵 집회
"정말이지 애타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책임하고 파렴치하며 비겁한 행동을 멈추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해주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에서 대학생 전규민(23)씨가 절박한 표정으로 말했다. 1차 탄핵소추안이 7일 본회의 표결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폐기되는 것을 보고 극도로 분노한 그는 이번 집회 참여를 통해 국민의힘 표결 참여 및 탄핵 찬성 압박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한다. 그의 손에는 '독재와 폭정에 반대한다, 윤석열에 반대한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컵 안에 촛불 모양의 전구가 빛나고 있었다. 종이컵은 그가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이날 집회는 윤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이후 베를린에서 열린 두 번째 집회다. 5일 1차 집회와 마찬가지로 베를린 명소 브란덴부르크문 앞 파리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4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독일 드레스덴에 거주하는 직장인 오은빈(31)씨는 베를린 집회에 힘을 보태고자 왕복 네 시간 거리의 베를린을 당일치기로 방문했다면서 "오늘 집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계엄 소식을 들었던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에는 거짓말인가 싶어 멍한 상태로 있었는데 나중에는 관련 뉴스를 찾아보며 분노했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여덟 시간 느린) 독일의 시차 때문에 자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4살 자녀와 함께 집회에 나온 남성은 "아이에게 '나쁜 사람이 착한 사람들을 해치려고 하니 그러지 말라는 말을 하러 가자'고 설명했더니 아이도 흔쾌히 따라 나섰다"고 말했다. 한 남성은 "윤 대통령을 하루도 그 자리에 있게 해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베를린 집회는 주도적으로 집회를 꾸리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특정 단체가 집회를 조직하는 식이라기보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주최측 설명이다. 교민 권오복씨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코리아협의회, 한민족유럽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특정 단체의 이름을 걸고 시위가 열리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집회에는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자 작은 손길을 보태는 개인들이 많았다. 추운 날씨에 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을 위해 믹스 커피 2리터를 끓여 보온병에 담아 왔다는 김홍기(37)씨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에도 독일에서 참가했었다. 그때 참가자들끼리 '다시는 이런 일로 만나지 말자'하고 헤어졌는데 이렇게 금방 모이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1시간여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는 현장에서 즉석 신청을 한 이들의 자유 발언이 계속됐다. 독일 교민 사회에 따르면 이날을 포함해 주말까지 독일 전역에서는 최소 8개의 집회가 예정돼있다. 14일엔 뮌헨,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 등에서 집회가 열린다. 독일 교민이자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대표 정선경씨는 "의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 여러 절차가 계속되어야 하므로 윤 대통령 탄핵 집회는 이번 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탄핵소추안은 14일 오후 4시 표결에 부쳐진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 192명은 '탄핵 찬성' 단일대오다. 야권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참여와 탄핵 찬성을 압박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성명에서 여당 의원들을 향해 "부디 내일은 탄핵 찬성 표결에 동참해달라. 역사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개최한 결의대회에서 "탄핵은 헌정 질서 중단이 아닌 헌정 질서 회복"이라며 "(국민의힘에서) 더 많은 의원이 국민의 명령을 따라 헌법을 수호하는 길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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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바이든도, 돌아오는 트럼프도... ‘무더기 사면’ 정치적 노림수는?
미국의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이 한날 ‘대규모 사면’을 단행 또는 예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역대 최대 규모인 1,539명에 대한 사면·감형 조치를 취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도 취임 첫날 ‘1·6 의사당 폭동’ 사태 관련자를 사면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양쪽 모두 정치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39명에 대한 사면, 1,500명에 대한 감형 조치를 단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치고 지역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헌신한 39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마리화나 소지 등 비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대상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현재 법, 정책, 관행에 따라 기소될 경우 더 낮은 형을 선고받을 1,500명의 장기 징역형을 감형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교도소에서 석방돼 자택 격리 중인 사람들 중 아직 형기가 종료되지 않은 이들이다. 백악관은 이번 사면·감형 인원에 대해 “단 하루에 이뤄진 가장 많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20일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자도 취임 직후 대규모 사면을 하겠다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이날 공개된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1·6 사태로 기소된 피고인 대부분을 취임하자마자 사면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피고인 전부를 사면할 것인가’라는 재확인 질문에 “사안별로 하겠지만, 비폭력적이었던 사람들은 (충분히) 큰 처벌을 받았다고 본다”며 “취임 후 1시간 안에 (사면을)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른바 1·6 사태는 202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패하자 극렬 지지자들이 이듬해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이다. 시위대와 의회 경찰 간 무력 충돌이 빚어지면서 5명이 숨지고, 경찰관 184명이 다치는 비극을 초래했다. 기소된 사람만 1,350명에 달하고, 이들 중 900명 이상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양측의 사면 모두 ‘국민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사면·감형 조치에 대해 WSJ는 “이달 초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깜짝 사면’으로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일각의 비판을 받은 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총기 소지·탈세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헌터를 지난 1일 사면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뜻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사면 예고도 마찬가지다. 1·6 사태가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는 역사적 평가에도 아랑곳없이, 지지 세력만을 위한 ‘선심성 사면’이라는 이유에서다. 미 연방 하원에서 ‘트럼프 저격수’로 활동한 뒤 상원으로 무대를 옮긴 애덤 시프 상원의원 당선자(민주·캘리포니아)는 “1·6 폭동 관련자들에게 사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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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포성, 이번엔 멈출까… "하마스 양보" "이달 중 휴전" 청신호 잇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올해 안에 끝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양측이 팽팽히 부딪혀 온 휴전 조건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데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는 '이달 중'이라고 구체적 시점을 못 박으며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휴전에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가 침묵하고 있어 섣부른 기대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뒤 휴전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낙관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가자지구 휴전 문제에 대해 "오늘 네타냐후 총리로부터 그가 협상을 타결할 준비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달 협상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스라엘·하마스 양측의 입장이 가까워졌다면서 "마지막 간극을 메우는 문제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휴전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복수의 이스라엘·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네타냐후는 설리번에게 '가자지구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정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한발 물러선 점도 휴전 성사 전망에 힘을 싣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랍권 중재자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가자지구 휴전 협정과 관련, 이스라엘의 핵심 요구 2개를 받아들이며 양보했다"고 이날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주둔 유지' 조건을 수용하고, 휴전 시 석방할 인질 명단도 제출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휴전 후에도 필라델피 회랑·넷자림 회랑에 이스라엘군 주둔'(이스라엘) 주장과 '이스라엘군 완전 철군'(하마스) 요구가 대립하며 공전을 거듭해 온 휴전 협상이 하마스의 '양보'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또 하마스가 석방 대상 인질 명단을 제공한 것도 지난해 11월 양측의 임시 휴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신속히 전쟁을 끝내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주문도 휴전을 앞당길 수 있다. 앞서 TOI는 트럼프 당선자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나의 대통령 취임식(내년 1월 20일) 전까지 가자 전쟁을 끝내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2일에도 하마스를 겨냥해 "내년 1월 20일 이전에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중동은 지옥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럼에도 가자지구 휴전 가능성은 아직 안갯속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리아 내 군사작전에 대해선 언급하면서도, 하마스와의 휴전 여부에 대해선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다. WSJ는 "네타냐후는 하마스의 '후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내각 연정에 참여 중인 극우 정당이 '휴전 불가' 입장인 탓에, 정치 생명 연장을 꾀하는 네타냐후 총리도 줄곧 휴전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실제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타결 당시에도, '가자지구 휴전은 오히려 더 멀어졌다'는 분석(영국 가디언)이 나왔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선에서 힘을 뺄 수 있게 되면서, '완전한 승리'를 노리는 하마스와의 전쟁에 공세를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휴전의 키는 네타냐후 총리가 쥐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