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사와 팔짱 끼고 '혈맹' 강조한 中외교부장

입력
2021.05.28 00:42
韓美 정상회담 공조에 짐짓 관계 과시

중국 외교부장이 주(駐)중국 북한 대사를 만나 팔짱을 끼고 ‘혈맹’을 강조했다. 한미가 정상회담으로 공조를 다진 직후다. 대미 세력전을 의식해 짐짓 관계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중국 봉황 위성TV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리룡남 주중 북한 대사를 만났다. 올 2월 리 대사 부임 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웃으며 팔짱을 끼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왕 부장이 새삼 확인한 건 오랜 북중 혈맹 관계다. 그는 “옛 지도자들이 친히 조성한 양국 우의는 외부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 속에서 흘린 피가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라며 “중조(북중)는 산과 강을 맞댄 좋은 이웃으로 양국의 전통 우의는 소중하고 보배 같은 공통의 재산”이라고 했다. 왕 부장이 언급한 ‘외부의 침략에 맞서 함께 싸운 전화’는 중국이 ‘항미원조(抗美援朝ㆍ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이라 부르는 한국전쟁이다.

왕 부장은 “현재 국제ㆍ지역 정세의 심오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조선(북한)과 함께 우리의 전통적인 우의를 더 높게 휘날리면서 관계를 시대에 맞춰 더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인 공헌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리 대사는 “양국 지도자들의 보살핌 속에서 조중(북중) 우호 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런 때 주중 대사로 부임해 일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무한한 영광과 기쁨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전임자인 지재룡 대신 주중 대사로 부임한 리룡남은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본격 외교 활동에 들어갔다. 리 대사는 북한의 대표적 ‘무역통’으로 통한다. 대외경제상을 지내고 2019년부터 정치국 후보위원 겸 내각 부총리에 올라 대외 경제 분야를 전담해 왔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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