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출생아 수가 많은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사상 처음으로 0.8명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0.7명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1~3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3명 줄어든 0.88명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 합계출산율이 0.9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반기 출생을 선호하는 부부가 많은 사회 분위기상 연간 합계출산율이 0.84명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1분기(0.91명)에는 0.9명 선을 사수한 바 있다.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해 2~4분기 합계출산율은 0.75~0.85명이었는데, 올해 2~4분기에는 이보다 낮아질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지난 2019년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서 2020년 합계출산율로 0.90명을 예상했는데, 현실은 0.84명으로 0.06명 더 낮았다. 올해 전망치가 0.86명인 만큼 실제 합계출산율은 0.80명 언저리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올해 출산율이 0.7명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출생아 수도 지난해보다 4.3% 줄어든 7만519명으로 집계됐다.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1분기 기준 역대 최소 규모다. 또 3월 출생아 수는 2만4,054명으로, 2016년 4월부터 60개월째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달성하게 됐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이 0.6%로 다소 축소됐는데, 30대 후반과 40대 초반 출산율이 다소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 사망자 수는 7만7,557명으로 1년 사이 2.7% 감소했다. 다만 3월 사망자는 2.9% 증가한 2만6,603명으로 집계됐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올해 2월 사망자가 줄어들긴 했지만, 3월부터는 고령화로 인해 사망자가 증가하는 장기적인 추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3월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분은 -2,549명, 자연증가율은 -0.6%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11월부터 17개월 연속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분기 기준으로도 2019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질렀다.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혼인 건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올해 1~3월 혼인 건수는 4만8,016건으로 지난해보다 17.6%나 감소했다. 1분기 기준 혼인 건수가 5만 건 아래로 떨어진 것 역시 올해가 처음이다. 김 과장은 "30대 등 결혼 주 연령층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