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간 교역액 11% 급감..."악화한 한일관계 영향"

입력
2021.05.25 16:04
전 세계 교역액, 2017~2018년 7.6% 감소
일본은 전 세계 교역액 감소보다 두 배 가까이 감소

최근 2년간 한일 교역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을 계기로 악화한 한일관계가 교역 등 경제교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한일관계가 본격적으로 악화한 지난 2019년을 기준으로 전후 2년간의 수출·수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20년 우리나라의 전 세계 교역액은 직전 2개년(2017~18년)에 비해 7.6%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일본과의 교역액은 11.9%나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통 우방인 미국과의 교역액은 6.3% 증가했고,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유럽연합(EU·-4.8%), 중국(-4.7%) 등과 비교해도 한일 교역액 감소 폭은 매우 크다.

한일 간 직접투자액도 급감했다. 한국 제조업 부문의 해외직접투자 순투자액은 2017~18년 217억 달러에서 2019~20년 279억 달러로 28.6% 증가했다. 반면 일본에 대한 직접투자는 1억6,800만 달러에서 1억2,500만 달러로 25.6% 줄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제조업 부문의 해외직접투자 순투자액은 2017~18년 12조6,000억 엔에서 2019~20년 18조6,000억 엔으로 47.8% 늘었지만,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같은 기간 5,786억 엔에서 2,194억 엔으로 절반 넘게(62.1%) 줄었다.

한경연은 한일 교역 위축으로 양국 경제 모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한일 교역 감소로 2019~20년 우리나라의 생산 유발액은 1조2,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5,900억 원 감소했다는 것이다. 취업유발 인원도 1만3,300명 줄었다. 일본도 2019~20년 중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액이 14.7% 감소, 경제적 타격이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다 하더라도, 양국 간 교역 위축은 유독 크게 나타나 정치·외교 분쟁이 경제 갈등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라며 “악화된 한일관계가 양국 경제 모두에 피해를 주고 있는 만큼, 한일 정부는 조속한 관계 정상화 노력으로 경제적 악영향을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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