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갈매기살’ 이름의 유래는?

입력
2021.05.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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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안전정책과 서기관

우리는 흔히 고기 색깔이라면 빨간색을 떠올린다. 실제 고기의 색은 가축 종류, 연령, 성별 등에 따라 다양하다. 쇠고기는 밝은 붉은색, 돼지고기는 회색빛이 도는 분홍색, 닭고기는 밝은 회색부터 어두운 붉은색까지 다양하다. 이렇듯 고기의 색상이 다른 것은 ‘미오글로빈(myoglobin)’이라는 근육 중 색소 함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기 색깔을 보면 소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 어느 정도는 구별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기 색깔만으로 고기 종류를 구별하려면 헷갈릴 때가 있다. 소 혀(우설) 부위나 송아지 고기는 돼지고기와 비슷한 분홍색이고, 돼지고기 부위인 갈매기살은 짙은 붉은색으로 소고기와 혼동하기 쉽다.

갈매기살은 이름부터 돼지고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처음 시중에 나왔을 때 바다에 사는 갈매기 고기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갈매기살은 돼지의 횡격막에 붙어 있는 근육이다.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숨쉬기 운동’에 사용되는 근육이 바로 갈매기살이다.

왜 이 부위를 갈매기살이라고 불렀을까? 횡격막은 동물의 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성 막으로, 우리말로 ‘가로막’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로막살’로 불리다가 후에 ‘가로막이살’로 바뀐 후, ‘가로매기살’을 거쳐 ‘갈매기살’이 됐다는 설이 설득력 있게 통용된다.

갈매기살은 돼지 1마리에서 250~300g 정도만 생산되는데, 지방과 근막 등을 제거하는 데 손이 많이 가는 귀한 부위다. 일반적으로 지방이 잘 섞인 삼겹살과 목심을 선호해 예전엔 잘 먹지 않았던 부위지만, 삼겹살보다 지방이 적고 쫀득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으로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갈매기살 대신 단백질 함량이 높고 육질이 부드러운 다른 저지방 부위를 선택하려면 돼지 앞다리 부위인 ‘꾸리살’ ‘부챗살’ ‘주걱살’이나 뒷다리의 ‘홍두깨살’도 좋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 쌈장의 나트륨 함량이 꽤 높다. 그래서 맛있는 돼지고기를 더욱 건강하게 즐기려면 쌈장과 같은 양념은 평소의 반만 덜어 먹고, 신선한 채소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코로나19로 힘든 일상이지만, 저지방 돼지고기로 건강한 식생활을 즐기도록 하자.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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