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장 탄 어선 가나 앞바다서 해적에 피랍

입력
2021.05.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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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어선 중국인 3명, 러시아인 1명 포함
문성혁 해수부 장관, "구조에 최선 다할 것"


한국인 선장이 탄 어선이 서아프리카 가나 앞바다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고 해상 안전위험 관리회사 ‘드라이어드 글로벌’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드라이어드 글로벌에 따르면 가나 선적 참치잡이 어선 애틀랜틱 프린세스호가 19일 오후 6시 30분(UTCㆍ세계표준시) 가나 수도 아크라 동쪽의 연안 도시 테마 앞바다에서 피랍됐다. 한국인 선장을 비롯, 중국인 3명, 러시아인 1명 등 선원 총 5명이 납치됐다. 관리회사 측은 “8명의 해적이 탄 고속정이 접근해 총을 쏜 후 5명의 무장 괴한이 어선에 올라탄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후 해적들이 선원 5명을 납치하고 어선에서 떠난 것으로 이해된다”고 전했다.

서아프리카 가나와 베냉 앞 기니만은 해적들의 어선 납치로 악명 높은 곳이다. 지난해 6월에는 베냉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참치잡이 어선의 한국인 선원 5명이, 두 달 뒤인 8월에도 테마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원 2명이 해적에게 납치됐다.

어선이 처음에 납치된 지점은 가나 어업 전진기지 테마에서 남쪽으로 65 해상마일(약 120㎞) 떨어진 곳이고, 해적들은 배를 장악한 뒤 남쪽으로 약 100 해상마일까지 더 항해한 후 배에서 선원들과 함께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은 가나 선적이지만 중국인이 지분의 절반을 소유했으며, 한국인 선장은 이 회사에 고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21일 "외교부와 협력해 우리 선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며 "선원 가족들에게도 상황을 적극 설명하고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해수부는 사고 인근 해역을 운항하는 한국 선박에 이 같은 상황을 즉시 전파했으며, 다른 해적사고 위험 해역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해적의 선원 납치사건 중 서아프리카 해역에서 발생한 경우는 전체(135명)의 96.3%(130명)를 차지했다.

허경주 기자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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