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김대중 정부의 핵심 성과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극복이었던 것처럼 문재인 정부 대표 성과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홍 부총리 중심으로 전 부처가 신념을 갖고 매진해 나가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에 대한 유임설과 교체설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유임설에 힘을 실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홍 부총리로부터 △최근 경제 상황 △6월 하순 발표할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등 경제 현안을 보고받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국내 경제 현안 보고 일정을 잡은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을 그만큼 중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경제지표를 보면 놀라운 성장을 이끈 기업도 있지만 여전히 큰 어려움을 겪는 부문이 함께 있는 만큼,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을 수립하면서 양극화 해소에 최선을 다하라. 내수 회복 및 고용 안정에 중점을 두라"고 지시하면서 홍 부총리가 그 '중심'에 설 것을 주문했다.
홍 부총리를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경제부총리'로 남기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성과를 챙겨 달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는 듯하다.
문 대통령이 다시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경제를 이끌어온 데 대한 강한 신뢰감이 작용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경제 성과를 낸 것은 경제부처가 국민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의 의견 충돌로 홍 부총리가 사퇴 요구를 받는 등 입지가 흔들릴 때마다 '홍남기를 중심으로'라는 말로 그에게 힘을 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