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에 있는 ‘전두환 찬양 기념비’로 불리는 비석이 연내 철거된다.
18일 포천시 등에 따르면 시와 시의회, 시민단체 등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하루 전날 간담회를 열고 '전두환 공덕비' 철거에 합의했다. 2018년 진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전두환 공덕비’ 철거 요구가 터져 나오지 5년여 만이다. 다만, 예산 문제 등으로 철거 시점은 특정하지 못했다.
포천시는 올해 2차 추경(9월)때 철거 예산 1,000~2,000여만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후 비석 전체를 뜯어내 파쇄할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전할지 여부를 정해 연내 철거를 완료할 방침이다.
논란이 계속된 비석은 의정부와 포천을 잇는 국도 43호선 축석고개 입구에 서 있다. 높이 5m, 폭 2m 크기다. 1987년 12월 10일 국도 43호선(25.8㎞) 완공 기념으로 세워진 비석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 글씨로 '호국로(護國路)'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기념비 아래 녹색 현판에는 “개국 이래 수많은 외침으로부터 굳건히 나라를 지켜온 선열들의 거룩한 얼이 깃든 이 길은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분부로 건설부와 국방부가 시행한 공사로서 ‘호국로’라 명명하시고 글씨를 써주셨으므로 이 뜻을 후세에 길이 전한다”고 적혀 있다.
이런 글귀 때문에 비석은 전두환 찬양 공덕비로 불려왔다. 이 현판은 기념비 철거를 촉구해온 포천진보시민네트워크 회원들 손에 뜯겨 나간 상태다.
철거 요구가 거세지자 포천시는 2019년 기념비 이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 문제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 포천시는 전두환 공덕비 철거 방식을 놓고 의회, 시민단체와 논의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