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완화 앞장서던 영국... 인도 변이에 발목 잡힐까

입력
2021.05.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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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식당 · 술집 실내 영업 허용 예정
전문가들 "인도 변이 퍼질 수 있다" 우려
존슨 총리는 계획대로 지침 완화할 듯

적극적인 '봉쇄 완화' 드라이브 중인 영국에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라는 걸림돌이 생겼다. 이번 주 추가적인 방역지침 완화를 앞두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펴며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문가들은 정부가 17일 예정된 방역지침 완화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부터 그동안 금지됐던 식당이나 술집의 실내 영업을 허용할 예정이다. 영국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지난달부터 다른 국가보다 한발 앞서 방역지침을 완화해 왔다. 이미 비필수 상점 영업을 재개했고, 오는 6월 21일 모든 방역수칙을 해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전문가들이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건 이유는 볼턴 등 잉글랜드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이 발표한 영국의 인도 변이 감염자 수는 1,313명으로, 지난주(520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게다가 인도 변이로 인한 사망 사례도 14일 처음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인도 변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우려한다. 영국 내 백신 접종 대상자의 69%가 1차 접종을 마쳤지만, 아직 백신이 인도 변이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알 수 없다. 사회 활동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 백신 접종 비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TF에 소속된 앤드루 헤이워드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감염병학 교수는 “방역지침을 완화하면 인도 변이 감염자가 늘어날 것이고, 특히 백신을 맞지 않은 젊은 층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방역지침 완화를 밀어붙일 예정이다. 총리는 14일 성명에서 “모든 방역지침을 해제하겠다는 6월 계획이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차질을 빚을 수는 있지만, 17일 예정된 조치는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중 모임 행사의 전파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정부가 주관하던 일상 복귀 실험 역시 예정대로 진행했다. 영국 정부는 실험의 일환으로 15일 열린 FA컵 결승전에 2만1,000명의 관중을 입장시켰다. 관중들은 거리 두기나 마스크 착용 없이 경기를 즐겼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