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과 뇌혈관 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변이 유전자를 국내 의료진이 발견했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송유현 가정의학과 임상연구 조교수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의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심뇌혈관 질환을 부추기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다.
유전자가 심뇌혈관 질환 발병에 관여한다는 것은 의학계의 정설로 통한다. 똑같은 대사 질환에 똑같은 식생활과 운동으로 혈당이나 콜레스테롤, 혈압을 잘 조절해도 심뇌혈관 질환 발생에 차이가 나는 것은 유전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사업에 참여한 고혈압 환자 1만6,309명, 당뇨병 환자 5,314명, 이상지질혈증 환자 2만770명 등 모두 4만2,393명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각각의 보유 질환에 따라 서로 다른 유전자 영역에서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다른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는 17q25.3/CBX8-CBX4 유전자 영역에서 변이가 있을 때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2.6배 증가했다. 당뇨병 환자는 4q32.3/MARCH1-LINC01207 유전자 영역의 변이가 있을 때 뇌경색 위험이 5.6배 급증했고, 17q25.3/RPTOR 영역의 변이에선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3.5배 높았다.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유전자 영역도 달랐다. 9q22.2/UNQ6494-LOC101927847 변이에선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2.3배, 3p22.1/ULK4에선 뇌경색 위험이 2.2배, 이 밖에 2p22.2/CYP1B1-CYP1B1-AS1에서 변이가 있을 때는 기타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2배 증가했다.
이지원 교수는 “관련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것은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초가 된다”며 “이번 연구가 임상에 활용돼 많은 환자의 건강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