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된 정국으로 인해 여야 정당의 상반된 모습이 13일에 이어 14일에도 청와대 안팎에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 신임지도부는 이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미정상회담, 부동산대책 문제와 더불어 최근의 총리 및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다소 무거운 주제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통상 해오던 오찬은 하지 않았지만 새로 꾸며진 지도부와 덕담을 나누며 당청관계를 협의하는 자리였다. 이에 앞서 청와대 본관에서는 김부겸 국무총리,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과 야당이 반대하던 임혜숙 과기부 장관,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 대한 임명장 수여가 진행되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총리 임명에 대한 항의’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입구의 분수대광장에 모여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대통령의 인사횡포, 국민에 대한 폭력입니다’라는 문장이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일제히 주먹을 쥐어 보이며 구호를 외쳤다. 자질문제를 지적해오던 임혜숙 과기부 장관, 노형욱 국토부 장관의 임명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이례적으로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나타나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국민의힘 항의서한'을 직접 전달받기도 했다.
총리 및 국무위원 임명을 놓고 정국이 경색되며 여야의 상반된 '청와대 나들이'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여야의 상반된 모습은 전날 국회에서도 벌어졌다. 총리임명 인준안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된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피켓을 꺼내 들었다. ‘야당무시 협치파괴 국민무시 즉각중단’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발언대 앞으로 나와 구호를 외쳤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안건 상정 후 투표개시 선언을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를 거부하며 일제히 회의장을 퇴장했다.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퇴장하다 돌아서서 국회의장을 향해 손짓을 하며 '직권상정'에 항의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 없이 각자 의석에 앉아 표결에 응해 1시간이 채 안 되어 김부겸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안이 통과되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산회 후 퇴장하는 의원들과 마치 ‘하이파이브 인사’를 하듯 일일이 코로나 주먹인사를 나누었다.
'총리 공백'을 이유로 슈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의결로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여당 독주에 맞선 국민의힘의 대여 공세는 수그러지지 않아 정국 경색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