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여제자 성폭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왕년의 유도스타 왕기춘(33)에 대해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6년이 선고됐다.
대구고법 형사1-2부(조진구 부장판사)는 13일 아동ㆍ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왕씨에 대한 2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같은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사실 오인을 주장한 피고인의 항소 이유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을 종합하면 1심이 선고한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왕씨는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다니는 A(17)양을 성폭행하고,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다른 제자 B(16)양과 10차례에 걸쳐 성관계한 뒤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와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으면서 합의를 종용하기까지 했고, 피해자들이 대인기피 증세 등 고통을 겪고 있어 이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40시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 8년간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 등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하지만 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기각됐다.
왕씨는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선배인 이원희를 꺾고 우승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은메달,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 등 승승장구하다 2016년 은퇴 후 연고가 없는 대구 수성구에서 유도 체육관은 운영했다. 대한유도회는 그가 지난해 5월 구속되자 영구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