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인 당내 서열 3위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을 지도부에서 쫓아냈다. 내년 중간선거 승리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라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12일(현지시간) 투표를 통해 체니 의장을 지도부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공화당의 선언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체니 의장 축출은 내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대중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공화당의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결과다. 체니 의장의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이 당의 통합을 저해한다며 계속 지도부에 남겨 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공화당 인사들이 많았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체니 의장은 이날 축출이 결정된 직후 “새빨간 거짓말과 헌법을 (함께) 끌어안을 수는 없다”며 보수의 근본 원칙으로 공화당을 돌려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하원의원 중 여성으로서는 가장 서열이 높았던 체니 의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이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조작 주장을 허위라 비난하며 올 1월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에 따른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9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