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식 물가가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물가 상승이 억눌렸던 기저효과에다 최근 농축수산물 등 비용 상승이 더해진 결과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외식 물가지수는 113.02(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9% 올랐다. 2019년 6월(1.9%)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가장 상승 폭이 큰 항목은 식당에서 판매하는 죽이었다. 쌀값 상승의 영향으로 1년 사이 7.6% 올랐다. 또 최근 대형 체인점 등에서 가격을 인상한 햄버거 물가가 6.1% 상승했고, 생선회 가격도 6.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밥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외식 메뉴도 물가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김밥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4.4% 올라 2019년 1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짜장면도 3.2% 올랐으며 △짬뽕 3.2% △볶음밥 3.8% △떡볶이 2.8% △치킨 2.1% 등도 상승률이 2%를 웃돌았다.
전년 대비 가격이 저렴해진 외식 항목은 39개 중 3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하락 폭이 가장 큰 학교급식비(-100.0%)의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무상급식 정책의 결과로, 전반적인 물가 상황과 무관했다.
전반적인 외식 물가 상승은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비, 임차료 등 운영비가 모두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1% 뛰었으며, 특히 농산물 가격 오름폭(17.9%)이 컸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로 외식 수요가 줄면서 음식점이 가격을 올리지 못한 기저효과도 있었다. 지난해 연간 외식 물가 상승률은 0.8%로 2017~2019년 평균(2.4%)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국제적으로 식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20.9포인트(2014~2016년 평균=100)로 전월 대비 1.7% 올랐다. 11개월 연속 상승세로, 특히 전년 동월 대비 곡물은 26.0%, 유지류는 99.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 곡물 위기 대응을 위해 관계부처, 업계 간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국제 곡물 가격 추가 상승 등에 대응해 추가 대책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