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무려 25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요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와 더불어 기록적인 성장을 이룬 것이다.
모더나는 6일(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9억3,700만 달러(약 2조2,000억원)라고 밝혔다. 전년 같은 기간(800만 달러)과 비교하면 비약적 성과다. 올해 1분기 순이익도 12억2,100만 달러(1조4,000억원)에 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다.
일등공신은 당연하게도 코로나19 백신이다. 전체 매출의 약 90%(17억달러)가 코로나19 백신에서 나왔다. 백신업계에서는 '신인'이었던 모더나가 단번에 굴지의 세계적 백신 제조사에 등극한 것이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모더나는 10년 동안 과학적으로 혁신하고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 개발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생산량을 늘려 올해 8억회분에서 최대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화이자 역시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톡톡히 본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일 발표에 따르면 매출(146억달러)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했는데 매출의 4분의 1(35억달러)이 백신 판매에서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화이자가 1분기에 코로나19 백신으로 거둔 세전 이익은 9억달러(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모더나·화이자의 실적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모더나는 올해 전체 백신 매출액 전망치를 두 달 전보다 4.6% 올린 192억달러(21조6,000억원)로 제시했고, 화이자 역시 백신 판매 증가에 따라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725억달러)를 18% 가까이 높여 잡았다.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지재권) 면제' 주장이 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까지 받은 게 이들 제약사에게는 가장 큰 불안요소다. 이와 관련 모더나는 이날 "지재권 면제가 올해나 2022년에 (코로나19 백신) 공급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대 입장을 내놨다. 국제 사회에서는 전 세계 공중보건을 위해 특허료에 구애받지 않고 코로나19 복제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해 집단면역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