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3ㆍ텍사스)이 자신의 첫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송곳 제구력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양현종은 6일(한국 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1 MLB 미네소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양현종은 이날 33세 65일로, 구단 사상 최고령 선발 데뷔전 기록도 새로 썼다.
3.1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지면서 1실점 했다. 안타 4개 볼넷 1개를 내줬는데 홈런이 하나 포함돼 있었다. 특히 10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는 동안 무려 8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최고 구속은 91.4마일(약 147㎞)을 찍었다. 빠른 공(25개)을 중심으로 체인지업(24개) 슬라이더(12개) 커브(2개)를 섞어 던졌다.
1회부터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탈삼진 행진을 벌였다. 정교한 제구력이 살아나면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잘 공략했다.
2회 1사에서 미치 가버에게 1점 홈런을 내줬다. 빠른 공을 몸쪽 조금 낮은 쪽에 찔러 넣었는데 가버가 잘 받아치며 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양현종은 그러나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에도 탈삼진 쇼는 계속됐다. 미구엘 사노와 안드렐튼 시몬스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특히 사노는 3구삼진이었다. 2사 후 벅스턴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이 역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걸칠 정도로 잘 제구된 공을 벅스턴이 잘 쳤다. 양현종은 그러나 후속 도날슨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3회까지 투구 수도 47개로 잘 관리됐다.
4회가 아쉬웠다. 4회초 공격에서 1점을 만회해 1-1로 맞선 4회말 선두타자 크루즈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중전 안타를 맞은 후 갑자기 흔들렸다. 카일 갈릭에 인정 2루타, 가버에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잘 제구되던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양현종은 그러나 후속 폴랑코를 6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불어난 투구 수(66개) 때문에 벤치는 결국 교체를 선택했다. 마운드를 이어 받은 존 킹은 후속 타자를 투수 땅볼과 유격수 땅볼로 잘 막으면서 양현종의 실점은 더 불어나진 않았다.
한편, 이날 경기 직전 현지에 비가 내리면서 30분 가량 늦게 시작됐다. 또 영상 12도로 쌀쌀한 기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