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임영웅에 대해 불거진 갑작스러운 논란이 아쉽다. 이번 논란이 그가 한층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까.
임영웅은 지난 5일 방송된 TV조선 '뽕숭아학당' 1주년 특집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그는 '뽕숭아학당' 1회 당시 자신의 모습을 본 뒤 "힘들었다"라는 솔직한 심경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임영웅은 "(당시) 오디션 준비하고 끝난 뒤 갑자기 받은 관심에 너무 놀라고 적응하느라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진'이라는 왕관의 무게를 짊어지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행복'에는 변함이 없다는 그는 자신에게 "영웅아, 지난 시간 힘들었을 때를 잘 버텨줘서 고맙다. 앞으로 더 행복한 일 많이 만들자. 화이팅"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뒤 故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부르며 초심을 되새겼다.
방송을 통해 초심의 중요성을 강조한 임영웅의 발언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지난 4일 불거졌던 그의 '실내 흡연' '노마스크' 논란 때문이다.
앞서 임영웅은 '뽕숭아학당' 녹화 당시 흡연이 허용되지 않는 건물 안에서 흡연을 했으며, 녹화 대기 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렀다.
최근 연예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며 재확산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논란은 삽시간에 몸집을 불렸다. 여기에 앞서 '미스터트롯' 콘서트 부산 공연 당시 임영웅이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보며 흡연을 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 역시 재조명되며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임영웅의 소속사인 뉴에라프로젝트 측이 다음 날 오후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그간 임영웅이 구축해 왔던 '건행(건강 행복) 전도사' 이미지는 고스란히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미스터트롯'에서 '진(眞)'으로 발탁된 뒤 트로트를 넘어 가요계 '대세'로 줄곧 꽃길만을 걸어왔던 임영웅에게 닥친 첫 위기였다. 특히 이번 논란의 경우, 의도와는 무관할지언정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는 점에서 대중의 실망감과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결국 지난 5일 늦은 오후가 돼서야 뉴에라프로젝트는 "임영웅이 당시 사용한 것은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액상"이라며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액상은 담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용을 했으나, 이후 실내에서의 사용은 일절 금지하겠다"라고 사과했다. 또 마스크 미착용 논란에 대해서는 분장 수정 및 의상 변경 등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티스트 관리 소홀에 대해 고개를 숙인 소속사에 이어 임영웅 역시 자신에 대한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팬분들께 큰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됐다"라며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순간 임했어야 했는데 제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번 일로 심려 끼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와 함께 임영웅은 "오늘을 교훈 삼아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보내주시는 질책과 훈계 가슴속 깊이 새기겠다"라고 덧붙이며 향후 이 같은 논란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소속사의 입장 표명 이후에도 임영웅의 논란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예전처럼 따뜻하지 않은 모양새다. 소속사의 뒤늦은 입장 표명과 사과보단 변명에 초점이 맞춰진 듯한 사과문 내용에 아쉬운 반응이 전해진 탓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논란의 주인공인 임영웅은 변명 대신 깔끔한 사과를 하는 정공법을 택했지만, 실내 흡연을 두고 여전히 비판의 시선은 이어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건 임영웅 본인이 스스로 다짐했듯 '논란을 교훈 삼아 반성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뽕숭아학당'에서 되새긴 초심을 잊지 말고,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과오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건행 전도사' 이미지를 회복할 날이 그리 멀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