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과정에서 "백신 도입 서두를 필요 없다"는 과거 발언이 논란을 산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3일 대통령 주재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처음 참석해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회의가 코로나19 종식의 유일한 해결책인 백신 수급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열린 탓에 기 방역기획관은 취재진 카메라의 표적이 됐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도입과 접종이 원활하다"며 백신 수급 차질 논란을 직접 진화하고 나선 만큼, 기 방역기획관에게 이날 회의는 '가시방석'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 방역기획관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나란히 회의장에 입장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마주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사진 및 영상기자들의 집중 취재가 이어지자 기 방역기획관은 이런 분위기가 어색하고 불편한 듯 책상 위에 놓인 회의자료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머리를 만지거나 안경을 올려 쓰기도 했다.
평상시 긴밀한 협력 관계인 정 청장이 맞은편에 앉았고 공식석상의 첫 만남이었으나 아무런 인사도 건네지 않았고, 시선을 회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입장해 모두발언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시선을 책상 위 자료에 고정한 채 열심히 메모만 했다.
청와대 입성 후 첫 공식 회의라 긴장한 탓도 있겠지만, 임명 과정에서 '보은 인사' 논란마저 이는 등 그간의 따가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 방역기획관의 이 같은 불편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문 대통령은 “백신 도입과 접종이 당초의 계획 이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관계기관에는 "백신 접종을 더 신속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