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살얼음판을 걷던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이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뚫렸다. FC서울 수비수 황현수(26)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일단 나머지 서울 선수들과 황현수의 확진 의심 기간 서울과 경기를 치른 성남 선수단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황현수와 밀접 접촉한 인원 등을 가려낸 뒤 리그 정상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단 계획이다.
서울은 3일 “황현수가 전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개막 이후 선수 가족의 확진, 관중 확진, 부상 중인 선수의 확진 사례 등이 보고되면서 ‘리그 중단’ 위험을 겪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구단에 따르면 황현수는 1일 오후 닷새 전 만난 지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했고, 구단에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구단은 즉각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이 사실을 알렸고, 황현수는 2일 오후 코로나19 양성 결과를 통보 받았다.
구단에 따르면 황현수와 함께 지내온 서울 선수단 및 스태프 전원이 전날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황현수와의 밀접 접촉자를 가려내는 등 역학조사가 필요해 일단 격리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황현수는 지난달 30일 성남과 K리그1 13라운드 홈 경기에 후반 20분 교체 선수로 출전한 터라 성남 선수단 및 심판진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추가 확진자는 없지만 여전히 경기 일정에는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연맹의 코로나19 매뉴얼에 따르면 선수ㆍ코치진 등 경기 필수 참여자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팀의 경기는 최소 2주 이상 연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해당 팀의 소속 선수 중 일정 인원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무증상 △자가격리 비대상의 요건을 충족해 경기에 참여해도 무방한 상태라면 리그 참가가 가능하다.
K리그1 구단은 골키퍼 1명을 포함해 최소 17명, K리그2 구단은 최소 15명이 위 요건들을 충족하면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연맹은 일단 리그 중단 여부에 대한 신속한 결정도 좋지만, 역학조사를 보다 정확히 해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단 입장이다. 연맹 관계자는 “이번 주말까지 K리그1 경기 일정이 없어 확진 선수의 밀접 접촉자 등을 최대한 정확히 파악한 뒤 일정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