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4ℓ 먹이고 소변 강요"… 고교 기숙사 학교폭력 수사 착수

입력
2021.04.30 17:58
경찰, 기숙사 폐쇄회로TV 증거 확보
조만간 교사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

경북 영주의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학생 간 집단 폭행과 강제 추행이 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돼 교육당국이 조사에 나선데 이어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30일 영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집단 폭행 등이 발생한 A고등학교 기숙사 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CCTV 영상에 폭행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부 학생들 모습이 담겨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해당 장소에 있던 몇몇 학생을 불러 1차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 주장이 일부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사실 규명을 위해 조만간 A고등학교 교사들도 참고인으로 소환할 방침이다. 피해 학생 측도 폭력 행위 등에 가담한 2·3학년 학생 12명을 특정해 이르면 다음 주 특수상해·협박, 미성년자 강제 추행 등 혐의로 고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안에서 발생한 민감한 사건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면밀하게 조사할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밤 A고등학교 기숙사에서 학생부로 생활하는 3학년 학생 다수가 2학년 학생 2명을 고3 기숙사로 불러 집단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학생 가운데 1명인 B군은 당시 가해 학생 일부가 자신을 화장실로 끌고 가 흡연 검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선배 등이 지켜보는 앞에서 바지와 속옷을 벗게 해 소변을 보도록 강요하고 4ℓ가량 물도 강제로 먹였다고 진술했다.

B군은 이번 사건으로 3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에 대한 정신과 치료도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주=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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