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일주일 남긴 금감원장… 후임 인사는 여전히 '오리무중'

입력
2021.04.30 17:00
윤석헌 원장 5월 7일로 3년 임기 마쳐
10여 명 하마평 거론되지만  유력 후보 없어
연임 가능성도 배제 못해...국무총리 임명 후 결정될 듯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 만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임자가 누가 될지 여전히 안갯속이다.

10명에 달하는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유력한 차기 금감원장으로 주목받는 사람은 아직 없다. 정치권에서는 윤 원장의 연임이 힘들어졌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연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윤 원장은 5월 7일 3년 임기를 마친다. 윤 원장이 퇴임하게 된다면, 역대 12명의 금감원장 중 임기 3년을 모두 완주한 세 번째 원장이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임하게 되면 최초로 기록되겠지만, 일단은 풍파가 심한 원장 임기 3년을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때 유력했던 연임설은 노조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사그라들었다. 임기 초반 ‘금감원 독립론’을 내세워 내부 직원들의 신망을 얻었던 윤 원장은 과거 채용비리에 연루돼 내부 징계를 받은 직원을 승진시키면서 노조와 사이가 멀어졌다. 가뜩이나 인사 적체가 누적돼 있는 상황에서 ‘채용비리’ 연루자가 승진하니 직원들의 불만은 커졌다.

금융권에서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중시해 금융회사들에 강력한 제재를 가한 윤 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눈치다. 여권 관계자는 “우선은 원장을 바꾸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차기 금감원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관료·정치인·교수를 포함해 10명에 달한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김근익 수석부원장,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원장 인사 제청권을 가진 금융위원회도 민간 출신 3명을 청와대에 복수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상호 전 금융연구원장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추천 대상자다. 다만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추천 단계에서 고사했다고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천 인사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관료가 아닌 민간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기조와 맞다”면서도 “다만 금융위 추천 인사가 꼭 임명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5월 6일 열릴 예정이라, 당분간은 김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무총리가 임명되면 기재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부처 고위 관료 인선과 맞물려 후임 금감원장 얼굴이 공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금감원은 최흥식·김기식 전 원장 사임 이후에도 일정 기간 대행 체제를 유지한 바 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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