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여의도 동기' 조응천에 "문자폭탄은 친문만 보내지 않아요"

입력
2021.04.30 11:00
"나도 여성 인권·난민 등 이슈 때 항의 문자 많이 받아"
"문자폭탄 원인은 정당이 소통 제대로 안 했기 때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내 '문자폭탄' 논란에 대해 "민주주의의 기본은 대화와 소통인데, 특별히 다른 소통 구조가 보장이 돼 있지 않다 보니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며 문자폭탄과 같은 사건은 "민주주의하에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 입장에서는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앞서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이 문자폭탄 등을 "소수 강성 지지층의 활동"으로 비판하며 이들의 활동에 수혜를 봤다고 지목한 인물 중 하나다.

두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였던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했던 인물들. 서울 법대 선후배(조응천 81학번·박주민 93학번) 사이로 검사와 변호사로 활약하다 같은 시기 민주당에 들어와 각각 경기 남양주와 서울 은평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21대 총선에서 나란히 재선에 성공했다.

박 의원은 "조응천 의원님께서 오해를 하신 것 같다. 나도 항의성 문자나 전화 정말 많이 받는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전화기가 꺼질 정도로 하루에 몇만 통씩 문자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소위 말하는 문자폭탄의 덕을 보고 어떤 사람은 안 보고 이렇게 보시는 건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자 보내시는 걸 보면, 제가 어떤 때는 친문이었다 어떤 때는 친문이 아니고 이렇게 되더라"며 "(사람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서 반응하고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친문만이 문자폭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난민 문제에 대해서 반대하시는 분들, 여성인권 강조하시는 분들이 문자를 많이 보내시기도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민주주의는 수많은 주관과의 대화다. 생각이 다른 분들하고 계속해서 대화하고 설득이 필요하면 설득하는 것"이라며 "무조건 비난만 한다고 뭔가 풀리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문자폭탄의 원인은 정당이 국민들과 괴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당은 국민들과 폭넓게 만나면서 정책과 대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정당은 선거 때만 바쁜 정당으로 비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며 "당이 국민과의 접촉면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당내 위원회를 만들 때도 의원들만 참여하지 않고 전문가나 일반 시민들도 참석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들고, 정책에 관해 대화하고 설득하는 행사를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