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통합청사 갈등 풀리나... 시의회, 여론조사 수용

입력
2021.04.28 15:38
시-의회 합동 여론조사 진행

전남 여수시의회가 권오봉 여수시장이 제안한 통합청사를 위한 본청사 별관 증축 합동 여론조사를 수용키로 했다. 시의회가 권 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통합청사를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시의회는 전날 열린 제210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강재헌 의원이 발의한 '본청사 별관 증축 합동 여론조사 추진 동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제적의원 26명 가운데 찬성 15명, 반대 11명으로 가결했다.

결의안에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여론조사를 제3의 기관에 의뢰하여 즉시 실시할 것과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민의를 겸허히 수용해 시민화합과 여수 미래발전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할 것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 19일 권 시장은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 등 '3여' 통합 이후 23년째 지속되고 있는 통합청사 갈등을 매듭짓자"며 시의회에 '별관 증축' 합동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여수시는 제주 제2공항 건설 여론조사 방식을 참고해 여론 조사를 할 계획이다.

여수시는 '3여'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었으나 청사는 8곳에 분산돼 민원인 불편과 행정 효율도 낮았다. 그러나 지역 간 이해관계와 주민간 갈등, 이를 의식한 일부 정치권 반대로 청사 통합은 이뤄내지 못했다.

이에 여수시는 본청 뒤편 주차장 부지에 392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3,200㎡ 규모의 별관을 증축해 청사를 통합하기로 하고 시의회에 관련 예산을 제출했으나 세 차례 부결 또는 보류됐다.

시의회에서 여론조사 결의안이 통과하자 여수시는 환영의 뜻을 냈다. 여수시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결의안 가결은 3여 통합의 위대한 시민정신과 함께 새로운 여수, 100년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시와 시의회가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객관적인 여론조사를 추진 하겠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이번 합동 여론조사로 시의회와 한뜻이 돼 73년을 기다린 여순사건특별법 제정과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8) 유치,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 등 여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강조했다.

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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