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 호텔예식, 99인 야외예식 어떤 게 나을까요?' '가족과 지인, 어떻게 나눠 초대하세요?'
5월 결혼시즌이 다가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웨딩카페에 올린 예비부부들의 질문에선 고심의 흔적이 역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결혼을 준비해야 해서다.
이런 흐름을 감지한 유통업계도 관련 상품과 맞춤형 프로모션을 강화하면서 고객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곳은 호텔업계다. 적게는 10명부터 최대 200명까지 소규모 예식을 치를 수 있도록 예식 상품을 전면 개편했다. '스몰 럭셔리' 추세를 반영해 웨딩 서비스 세분화와 더불어 작지만 호화로운 예식 상품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신혼여행을 못 가는 예비부부들을 위해 결혼식과 허니문을 함께 치를 수 있는 프로모션을 내놨다. 결혼식 규모와 실내외 옵션에 따라 4가지 상품으로 나누고 웨딩 스냅장소와 예식 당일 숙박이 가능한 객실을 함께 제공한다.
하객이 줄면서 예식 비용을 줄이려는 수요도 늘자 비수기와 평일, 일요일 예식 관련 상품도 나오고 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1년간 하객 200명 이상 일요일 저녁 예식을 예약하는 예비부부에 한해 음료 및 주류 2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반얀트리 서울은 일요일 저녁 한정으로 30명 규모의 오붓한 예식을 치를 수 있는 '그라넘 디너 파티'를 운영한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부담이 덜한 야외웨딩도 인기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백화점 옥상 야외공원을 활용해 15일부터 '프라이빗 스몰웨딩'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야외웨딩은 실내 예식장과 달리 입장 인원 제한을 받지 않아 하객이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어 예비부부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혼여행이 줄면서 '보상소비'성의 혼수 장만 기류 확산도 눈에 띄는 추세다.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22일까지 최근 한 달간 지마켓에선 전년 동 기간 대비 냉장고(20%), 인덕션(49%), 드럼세탁기(14%) 등 혼수 가전 판매량이 늘었다. 로봇청소기 (33%), 와인셀러(21%), 침구청소기(35%) 등의 판매량도 증가해 신가전을 찾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도 침구청소기(150%), 셔큘레이터(108%), 타워팬(66%) 등 신가전 판매량이 급증했다.
이에 지난해 프로모션을 대폭 줄였던 백화점과 가전 업계에서도 큰손이 된 예비부부를 겨냥한 혼수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5월 2일까지 '웨딩멤버스' 고객들을 대상으로 혼수 구매 시 50%가량 웨딩 마일리지를 추가로 제공하고 금액대별 경품을 주는 '롯데 웨딩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다음 달 31일까지 혼수가전 특별전을 마련한 전자랜드는 매장 방문 상담 후 혼수가전을 구매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구찌 디오니소스 슈퍼 미니 체인백을 제공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예식 취소가 많아 프로모션이 별 의미가 없었지만, 올해는 예식을 더는 미루지 않는 추세라 예비부부의 수요가 늘었다"며 "각종 프로모션으로 가전 양판점과 백화점도 성과를 내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