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과 시각을 맞추는 기능은 8살 무렵에 대부분 완성된다. 그전에 사시(斜視ㆍstrabismus) 증상이 나타나면 한쪽 눈만 사용하게 되므로 시력과 시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
이 시기는 눈의 발달 정도에 따라 평생 시력이 좌우되기도 하고, 약시가 발생하면 시력 장애로 인해 생활하기가 어려워 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검사해 사시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소아 사시는 원인이 확실하지 않으며 선천적이거나 가족력과 관련이 있기도 하다. 심한 굴절 이상, 안구 근육 이상이나 외상, 뇌 질환, 한쪽 눈의 시력장애 등 질병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사시는 증상에 따라 까만 눈동자가 안쪽으로 돌아가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돌아가면 외사시라고 한다.
또 한쪽 눈이 항상 돌아가 있는 경우, 가끔씩 돌아가는 경우 등 증상도 다양하다. 만약 눈을 움직이는 데 제한이 있거나, 햇빛에 너무 예민하거나, 습관적으로 머리를 기울이거나 돌려서 사물을 본다면 안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시는 어린이의 2% 정도에서 나타날 정도로 적지 않다. 부모의 관찰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특히 사시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약시로 이어질 수 있다.
서영우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교수는 “약시는 안경을 쓴다고 해도 정상 시력이 되지 않으며, 8~9세 이전이라면 치료하면 시력이 다시 좋아질 수 있으므로 조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9~10세가 넘으면 눈의 시력 발달이 끝났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워 조기 발견이 치료의 성공을 담보하는 요소가 된다”고 했다.
사시 치료법은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 사례를 살펴보면 눈의 굴절 이상이나 눈에 도수가 많이 들어가거나, 특히 원시가 심해서 눈이 많이 몰릴 때다.
이때는 안경(볼록렌즈)을 활용할 수 있고, 잘 쓰지 않는 눈을 쓰게 하기 위해 좋은 눈을 가리는 ‘가림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심한 원시에서 발생하는 내사시라면 안경 착용만으로 사시가 교정되기도 한다. 이때 환자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가림 치료는 약시를 가진 환자의 건강한 눈을 가려줌으로써 약시안을 강제로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이나 1주일 가운데 며칠 동안 정상안을 안대 등으로 막아주면 된다.
비수술적 치료는 대부분 수술적 치료를 대신하지 못한다. 보편적으로 사시는 수술적 치료가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눈 근육을 찾아 위치를 변경하거나 일부를 잘라 당겨 붙이는 등의 수술로 눈 근육의 힘을 조절할 수 있게 해 안구 정렬을 바르게 만들어 준다.
수술은 한쪽 눈이나 양쪽 눈을 모두 할 수 있다. 한쪽 눈을 수술할 때에는 똑바른 눈이나 돌아간 눈의 어느 쪽에 수술해도 별다른 차이는 없다. 또 환자가 열 살 이상이라면 수술 후 조정 수술을 통해 수술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사시 수술 후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오염 물질로 인한 감염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수술 후 3주 정도 물ㆍ손ㆍ기타 물질이 눈에 닿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서영우 교수는 “상처난 부위가 아물기 전에 균이 들어가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의료진이 권하는 대로 안약 처방과 위생 수칙 등 충실히 따르면 건강한 눈을 다시 가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