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24일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으로 ‘국정 철학’을 언급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 “말 잘 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너무 쿨하게 인정해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검찰총장의 자격’이란 제목의 글에서 “(박 장관의 말에) 제 귀를 의심했다.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 개혁이 무엇인지 정말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총장의 조건 혹은 덕목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여전히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공정한 결정을 하려는 결연한 의지와 용기”라며 “장관은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총장의 자격요건부터 새로 세우시기 바란다”고 했다.
전날 박 장관은 차기 검찰총장 인선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친(親) 정부 성향의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오는 29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열 예정이다. 추천위가 총장 후보군을 최종 3~4명으로 추리면 박 장관이 그 중 한 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조 의원이 박 장관을 겨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9일 “우리 편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는 범죄이고 상대편에 대한 공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공익적 공표로 보는 것인가”라고 했다. 당시 박 장관이 4ㆍ7 재ㆍ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한 언론 보도가 나오자 “피의사실 공표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조 의원은 “임은정 검사는 한명숙 전 총리 감찰 주임검사 교체 경위에 대한 ‘대검 감찰부’ 명의의 자료를 발표하고 보안을 유지해야 할 감찰 내용을 공개해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다가 이 사건에 대해선 득달같이 감찰 조사를 지시했다”며 “우리 편과 저쪽 편에 이중 잣대를 들이댄 결과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법무ㆍ검찰을 보면 자꾸 고려시대 무인 정권의 행태가 떠올라 씁쓸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