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12월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이 퇴임한 이후 공석이었던 LH 수장 자리가 4개월 만에 채워졌다.
LH 사장은 국토교통부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부는 대규모 조직 운영 경험이 있는 김 사장에게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로 국민적 공분을 유발한 LH 쇄신을 맡겼다.
LH에 따르면 김 신임 사장은 경기 화성시 태생으로 1990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했다.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한 뒤 2019년 국세청장에 임명돼 부동산 투기 근절과 국세 행정개혁 등을 추진했다.
정부가 김 사장을 낙점한 건 시급한 LH 환골탈태를 위해서다. 그는 참여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며 공직기강 감찰과 인사 검증 등을 담당했다. 국세청에서도 징세법무국장과 기획조정관, 조사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대기업 등의 고의·지능적 탈세에 엄정 대처했다.
관가에서는 김 신임 사장이 조직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국 130개 세무서에 2만 명이 넘는 방대한 조직을 관리한 경험을 기대하고 임명한 듯하다"며 "국세청 조직 문화 자체가 엄격한 만큼 조직 기강을 바로잡아야 하는 LH 사장에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신임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LH 조직 쇄신 및 윤리경영 강화다. 조만간 정부가 확정할 LH 혁신안에 따라 임직원 부동산거래 신고·등록 및 검증 시스템 구축을 비롯한 내부 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3기 신도시 사업을 포함한 주택 공급 확대, 투기 근절 및 실수요자 보호 등에도 집중해야 한다.
LH 관계자는 "김 신임 사장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 LH 기능조정 및 조직 쇄신 등 시급한 경영 현안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신임 사장이 임명되면서 LH 상임감사위원 또한 이달 중 교체될 예정이다. 문재인 대선캠프 미디어특보 출신인 현 허정도 상임감사위원은 감사 분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