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3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사실상 대권도전을 선택함에 따라 지역정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그동안 대선 경선과 함께 3선 도전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던 상황에서 이뤄진 원 지사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이 산적해 있는 지역현안과 내년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21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불출마 의사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향후 관심은 원 지사의 사퇴 시점에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제주 제2공항 갈등 문제, 침체된 지역경제 등 지역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원 지사의 사퇴시점이 빨라질수록 도정 공백 기간도 길어져 상당한 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 지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사퇴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도민들의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원 지사는 재선 선거 당시는 물론 수개월 전까지만해도 “중앙정치를 바라보지 않고 도정에만 전념하고, 지사 임기는 반드시 채울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했지만, 불출마 선언으로 사실상 도민들과의 약속을 깨버린 셈이다.
이 때문에 원 지사도 사퇴 시점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 지사는 22일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다가오는 대선, 이를 위한 경선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이나 여건 변화가 있을 수 있어서 여러 가지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하고 필요한 때, 밝혀야 할 상황이 되면 정직하고 명명백백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원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내년 지방선거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동안 원 지사가 대선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3선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지만, 유력후보인 원 지사의 조기퇴장으로 무주공산이 된 차기 도지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원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사실상 시작됐다”며 “재선 당시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대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도정 공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