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가 하루빨리 마주 앉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조속한 북미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북미 정상회담과 2019년 남북미 정상회담의 주역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저는 바이든 대통령께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실제적이고 불가역적인 진전을 이룬 그런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북미 간에 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은 분명한 그의 성과"라면서도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은 없다'고 공언해 놓고 성과를 마무리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트럼프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계승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폭넓은 목표를 정해놓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과 북한이 서로 양보와 보상을 동시적으로 주고 받으며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계 구축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항에 합의하는 이른바 '싱가포르 선언'을 발표했다.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회담이 결렬되면서 더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초강대국 간의 관계가 악화되면 비핵화를 위한 모든 협상을 해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를 비롯해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이슈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중 간 갈등이 격화된다면 북한이 그런 갈등을 유리하게 활용하거나 이용하려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